한진家 3세 조현민, 진에어 승무원 ‘깜짝 변신’

4주년 간담회서 공개 석상 첫 PT.."3세 경영 신호탄"

"일반 승객과 승무원에게 괜한 민폐를 끼치지 않도록 성심을 다해 서비스하겠습니다."

한진그룹 3세인 조현민 진에어 전무가 진에어 유니폼을 입고 승무원으로 나섰다.

조현민 전무는 17일 오전 김포 발 제주행 진에어 LJ643 여객기에 올라 승객에게 탑승 인사를 하고, 음료수를 서비스하는 등 일일 승무원 체험을 했다.

다른 승무원들과 마찬가지로 청바지에 연두색 티셔츠, 연두색 야구모자 차림을 한 조현민 전무는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 밝은 미소로 승객들에게 인사하는 것으로 승무원 체험을 시작했다.

여객기가 정상 고도에 접어들자 직접 쟁반을 들고 승객에게 감귤주스 등 음료를 서비스하던 그는 기류 불안정으로 여객기가 심하게 흔들리자 "어머 어머~ 손님에게 쏟으면 안 되는데"라고 당황하며 급히 쟁반을 들어올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딸인 조현민 진에어 전무는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상무를 겸하며 대한항공 광고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2010년 4월 진에어 등기 이사로 임명됐고, 지난 1월부터는 진에어 마케팅 담당 전무로 승진해 항공사 경영자로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조현민 전무는 진에어가 첫 비행을 시작한 지 꼭 네 돌이 되는 이날 현장 경영 차원에서 승무원 체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무는 비행이 끝난 뒤 "비행 전 아버지(조양호 회장)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다행히 큰 사고 없이 무사히 도착해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가끔 승무원 체험을 하면서 고객들이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지, 회사는 어떤 지원을 해야 하는지 등을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양호 회장은 이날 비행에 나서는 막내딸에게 카카오톡으로 '파이트 온(Fight On)'이라는 격려의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무는 승무원 체험을 마친 후에는 제주 KAL호텔에서 열린 진에어 취항 4주년 간담회의 프리젠터로 나서 진에어의 4년 성과와 향후 발전 계획 등을 설명했다.

그가 한진그룹 공식 석상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향후 본격적인 3세 경영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대한항공이 100% 출자한 진에어는 2008년 7월17일 국내선 김포~제주 노선으로 출범한 뒤 2009년 12월21일 인천~방콕 운항을 신호탄으로 국제선 노선을 공격적으로 확충, 현재 국내선 1개, 국제선 12개 노선을 운영 중이다.

모회사 대한항공의 뒷받침에 일정 부분 힘입어 취항 후 안정적으로 성장한 진에어는 다른 저가항공사가 들어가지 않는 지역을 공략하는 차별화된 노선 전략으로 특히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을 크게 끌어올렸다.

진에어의 지난 6월까지 매출은 1195억원, 영업이익은 78억원에 이른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의 729억원에 비해 64%,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22억)보다 256% 늘어난 것이다.

진에어는 현재 양국 항공사 가운데 처음 개설한 인천~라오스 비엔티엔 노선을 비롯해 인천발 괌, 마카오, 일본 삿포로, 필리핀 클라크 등 7개의 노선을 국내 저가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운항하고 있다.

진에어는 올해 하반기에도 필리핀, 중국 노선을 추가로 개설해 국제선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나비포인트' 제도를 새롭게 도입한다. 진에어 고객은 향후 탑승 노선에 따라 10~40포인트를 적립한 뒤 누적 포인트를 국내선 항공권으로 바꿔 사용할 수 있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