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국내 대기업이 문화예술 분야를 지원하는 ‘메세나’ 투자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메세나협의회는 1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내 642개 회원사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지원액이 총 1626억9000만 원으로 2010년과 비교해 6.2%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지원을 한 번이라도 한 적이 있는 기업은 509곳으로 약 16% 줄어들었다. 전체 지원 건수도 1608건으로 17.1% 줄었다. 이는 유럽발 금융위기가 지속되면서 경영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문화예술 분야를 지원하는 데 씀씀이를 줄였기 때문이다.
전 두산그룹 회장 박용현 한국메세나협의회장은 간담회에서 “소비 촉진을 위한 광고 홍보보다는 문화사업 투자가 기업의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된다”며 “문화사업 관련 투자가 매출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장기적 시각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반적인 기업의 지원 감소 추세에도 지난해 삼성문화재단과 현대중공업은 각각 재단과 기업부문에서 지원을 가장 활발하게 한 곳으로 나타났다.
삼성문화재단은 리움과 호암미술관 등을 운영하며 각종 문화예술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현대중공업은 울산 현대예술관 등 지역 밀착형 복합문화시설을 운영하며 3년 만에 다시 우수 지원기업 1위를 차지했다. 기업들은 대부분 문화예술시설 운영에 투자하는 등 인프라 분야에 지원을 많이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악이나 한국무용 같은 전통예술이나 영상미디어 등 그동안 기업의 투자가 부진했던 분야에 대한 지원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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