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재건축의 상징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m²(전용면적 기준)가 법원 경매에서 7억 원대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가 경매시장에서 8억 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4년 이후 8년 만이다.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경매에서 은마아파트 13동 84m²는 감정가 10억5000만 원보다 24% 낮은 7억9235만 원에 낙찰됐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서 실거래가 자료를 확인할 수 있게 된 2010년 이후로도 이 아파트가 7억 원대에 거래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매매가가 최고 14억 원까지 치솟았던 2006년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로 떨어진 셈이다. 하유정 지지옥션 팀장은 “은마아파트 84m²는 한때 2000년대 중반 이후 8억 원대에만 나와도 사람들이 몰리는 경매시장 최고 인기 물건이었다”면서 “현재 국내 부동산 경기가 얼마나 침체됐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법원 경매에서 7억 원대에 낙찰됐지만 일반 매매시장에서 이 아파트를 7억 원대에 매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개업소에 나와 있는 이 아파트 급매물이 8억∼8억3000만 원 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경매에 나온 아파트가 단지 내에서 위치가 좋지 않아 시세보다 낮은 값에 낙찰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데다 4424채의 대단지여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2000년대 초중반 집값이 급등할 때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로서 주목을 받으며 전국 집값 상승을 주도하기도 했다. 은마아파트는 현재 재건축을 추진 중이며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 결과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조합설립총회를 열지 못하는 등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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