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23일 투자위원회를 열고 “한라공조의 기업가치와 향후 성장성을 검토한 결과 장기적으로 투자수익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비스티온이 추진하는)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우리는 1, 2년 투자했다가 청산하는 투자펀드와는 다르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라공조의 기업 가치가(공개매수 가격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자동차 부품업체인 비스티온은 24일까지 기관투자가와 개인주주들로부터 한라공조의 주식을 사들여 지분을 95%까지 끌어올린 뒤 상장을 폐지할 계획이었다. 최대주주가 95% 이상 지분을 확보해야만 자진 상장 폐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이를 거부함에 따라 비스티온의 계획은 틀어졌다. 비스티온이 가격을 높여 2차 공개매수에 나설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민연금이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한 논란도 있다. 앞으로 한라공조의 주가가 떨어지면 국민연금이 국부유출 등과 같은 정치적인 부담을 지나치게 의식해 주식을 비싸게 팔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한라공조 주가는 전날보다 700원(2.74%) 떨어진 2만4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비스티온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주당 2만8500원에 못 미치는 금액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