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이 화두로 떠오른 지 오래지만 중소기업 제품을 산 대기업이 현금으로 대금을 치르는 비율은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중소기업중앙회가 1363개 중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현금성 결제비율은 68.9%로 지난해 하반기(7∼12월)보다 2.65%포인트 하락했다.
2010년 하반기부터 줄곧 70%를 웃돌던 이 비율은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특히 대기업에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이 현금으로 대금을 받은 비율은 전체 평균보다 낮은 66.5%에 그쳤다. 이 역시 2010년 상반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납품대금의 현금 결제는 중소기업들이 자금난 해결을 위해 대기업에 꾸준히 요구해 온 사안이다. 대기업들도 줄이어 “동반성장을 위해 현금결제 비율을 높이겠다”고 선언했지만 실천은 미미했던 셈이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최근 유럽발 재정위기 등으로 세계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마다 현금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하도급 대금 결제에서도 현금보다는 어음을 선호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에는 대기업과 직거래하는 1차 협력사뿐 아니라 2∼5차 협력사들도 포함돼 있어 대기업이 현금결제 비율을 높이더라도 2, 3차 이하 협력사들에는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중기중앙회 측은 “경기침체가 길어지면 영세업체들은 생존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며 “대기업이 2, 3차 협력사도 현금 결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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