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이 경영권을 넘기지 않고 돈을 빌려 급한 불을 끄는 방식으로 웅진코웨이 매각을 마무리했다. 웅진홀딩스는 24일 KTB사모펀드와 함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웅진홀딩스와 특수 관계자들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30.9%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웅진그룹은 특수목적법인에 대한 경영권은 물론이고 매각한 지분 30.9%를 2016년 다시 사올 수 있는 권리도 KTB사모펀드로부터 보장받았다.
자본금 1조2000억 원 규모로 설립되는 특수목적법인은 KTB사모펀드와 웅진그룹이 6000억 원에 대해 6 대 4의 비율로 출자하고, 나머지 6000억 원은 은행에서 차입하기로 했다. 이번 특수목적법인 설립을 통해 실제로 웅진그룹에 유입되는 자금은 출자금을 제외한 9600억 원이다.
신광수 웅진홀딩스 대표이사는 “웅진코웨이의 지분과 경영권을 팔지 않고 자금 유치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웅진코웨이의 현재 가치가 저평가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웅진그룹은 최근 수년 동안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건설·부동산 경기침체, 태양광사업 부진 등으로 어려움에 처하자 2월 그룹의 알짜 현금원인 웅진코웨이를 매물로 내놨다.
당초 웅진그룹은 GS리테일을 우선협상대상자로 검토했으나 GS리테일 측이 제시한 매각대금이 당초 기대했던 1조5000억 원에 못 미치는 1조2000억 원에 머물자 중국 가전업체인 캉자와도 협상을 벌여왔다. 그러나 캉자와의 협상도 교착상태에 빠지자 경영권 인수 없이 배당금만 얻겠다는 KTB사모펀드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웅진그룹은 “태양광사업에 대한 투자는 극심한 업황 부진으로 당분간 대규모 시설투자를 보류하고 원가절감 공법 등 신기술 개발에만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