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25일 오후 한때 순간 예비전력이 정상 범위의 하한(400만 kW) 아래로 떨어져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전력 공급을 늘리기 위해 다음 달 초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 재가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력당국에 따르면 25일 오후 2시 14분 순간 예비전력이 376만 kW로 떨어졌다. 공급 능력이 7691만 kW인 상황에서 순간 최대전력수요가 7315만 kW로 치솟았다. 이날 오후 2∼3시 1시간 동안의 평균 예비전력은 민간 발전기를 가동하고 기업체 휴가 조정 등으로 330만 kW의 수요를 줄인 덕분에 412만 kW에서 멈췄다.
전력당국은 시간당 평균 예비전력이 26일에는 ‘관심’ 등급인 349만 kW로, 27일에는 ‘경계’ 등급인 254만 kW로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예비전력이 300만 kW 아래로 내려가면 일부 업체의 전원을 차단한다.
남호기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다음 달 중순이 더 위험한 상황”이라며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에게 고리 1호기의 재가동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홍 장관은 “다음 달 2, 3일에는 고리 1호기가 재가동에 들어가야 10일 이후 전력위기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에 올여름 들어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을 비롯해 강원 등 일부를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령됐다. 기상청은 “당분간 폭염과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겠으며, 특히 8월 초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강화돼 폭염특보가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폭염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24일 경북 칠곡과 전남 해남에서 농사일을 하던 70, 80대 노인 3명이 숨졌고, 충북 옥천에서도 잡초를 뽑던 50대 목사가 숨졌다. 또 전국에서 24일부터 이틀 동안 140여 명이 응급실에 실려 가는 등 열사병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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