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만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인 ‘카카오톡’과 ‘라인’이 각각 한국과 아시아 시장을 휩쓸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공짜 문자메시지’나 ‘무료 통화’ 등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 두 앱은 점차 페이스북, 트위터 등 세계 최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맞설 정도로 성장했다. 한때 세계시장을 휩쓰는 것 같던 페이스북 등도 한국과 아시아의 모바일 시장에선 만만찮은 경쟁자를 만난 것이다.
○ 한국 1위 vs 아시아 1위
카카오는 26일 카카오톡 메신저의 하루 문자메시지 발송이 30억 건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1초마다 3만4000건의 메시지가 발송된다는 뜻이다. 카카오톡의 하루 평균 사용자는 약 2400만 명이니 사용자 1인당 하루 125개의 메시지를 주고받는 셈이다.
NHN이 만든 라인의 성장세도 눈부시다. NHN은 이날 라인의 가입자가 5000만 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카카오톡 가입자는 5500만 명으로 라인보다 많지만 라인은 지난해 6월 서비스를 시작했고, 카카오톡은 이보다 1년 이상 앞선 2010년 3월 서비스를 개시했다. 라인이 카카오톡을 턱밑까지 따라온 셈이다.
라인이 가입자 수에서 카카오톡을 빠르게 따라잡은 데에는 두 서비스의 활동무대가 다른 것도 한몫했다. 카카오톡은 대부분의 사용자가 한국에 있지만 라인은 일본 대만 태국 홍콩 등 아시아 국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두 회사가 한국 가입자 수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비공식적으로 밝힌 국내외 가입자 비율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국내 가입자는 약 4300만 명, 라인은 약 500만 명으로 추정돼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NHN이 라인을 만들면서 철저하게 해외시장, 그것도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장을 노렸기 때문이다. 사실 라인을 만든 것도 NHN 한국 본사가 아닌 일본 법인인 NHN저팬이었다. 그 결과 라인은 일본에서만 2300만 명의 가입자를 모았고 대만 홍콩 태국 등에서 연달아 성공할 수 있었다.
○ 경쟁을 통한 공존
해외시장에 주력한 덕분에 언뜻 보기에는 라인의 성장세가 두드러지지만 사업모델은 카카오톡이 한 발 앞섰다. 지금 NHN이 라인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대부분 ‘스티커’라고 불리는 다양한 온라인 아이콘 판매 수입인데 이는 카카오톡이 이모티콘, 기프티콘 등을 팔면서 만들어낸 사업모델과 유사하다. 카카오톡은 또 ‘플러스 친구’라는 일종의 기업 스폰서 광고 모델도 만들면서 내실을 다지고 있다. 반면 라인은 일단 사용자를 늘리는 데 주력하면서 연말까지 가입자를 1억 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처럼 두 회사는 경쟁하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다. 특히 두 기업은 최근 들어 ‘카카오스토리’나 ‘라인카메라’ 등의 앱을 만들면서 SNS 시장에서도 힘을 발휘한다. 이는 페이스북이 올해 4월 약 1조 원에 인수한 사진 SNS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서비스다. 하지만 페이스북보다 훨씬 사용이 쉬운 덕분에 한국과 아시아 사용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무료 인터넷전화(mVoIP)나 무료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통신사와 갈등을 빚었을 때도 NHN의 라인은 결과적으로 카카오톡의 도움을 받았다. 작은 벤처기업인 카카오가 통신사와 갈등을 빚자 약자를 응원하는 소비자들이 카카오를 편들었고, 같은 서비스를 하는 NHN도 혜택을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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