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기 대비 0.4% 그쳐 올 성장률 2%대 추락 가능성
정부 수출금융 지원 확대… 英도 신용등급 강등 위기
기업의 설비투자가 줄어들고 가계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경제성장률 쇼크가 한국 경제를 덮쳤다. 현 상황이 지속되면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2%대로 곤두박질칠 가능성이 크고 ‘L자형 장기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2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4% 성장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이는 1분기(1∼3월) 성장률 0.9%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2분기 성장률을 연간 성장률로 환산하면 1.6%에 해당한다.
2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로는 2.4% 성장해 2009년 3분기(1.0%)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2분기 성장률이 크게 하락한 것은 설비투자와 수출이 1분기보다 각각 6.4%, 0.6% 감소했고 민간 소비가 0.5% 증가에 그쳤기 때문이다.
국내 경제를 둘러싼 대외 환경 악화로 하반기 경제성장도 큰 어려움을 겪어 올해 성장률 목표치 3.0%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도 커진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속하지 않은 영국이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최고 신용등급인 AAA에서 탈락할 개연성이 커졌다. 또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25일(현지 시간) 독일 17개 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추는 등 유럽 위기는 갈수록 심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성장을 끌고 갈 만한 동력이 사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수출업체 금융 지원과 대기업들의 투자 독려에 나서는 등 성장률 하락세를 막는 데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어 수출입은행의 조선·플랜트 금융 지원 규모를 당초 1조1000억 원에서 3조 원으로 늘리고 주요 국책금융기관의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수출금융 지원 규모도 5조2000억 원에서 6조9000억 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또 전날 김대기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의 기획·총괄 사장들과 긴급 회동해 투자와 고용을 지속적으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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