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은 34도 집안은 39도… 한증막 같은 주상복합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3일 03시 00분


통풍 안돼 열기 못 빠져나가… 주민 “에어컨 없인 못살아요”

1일 오후 3시경 부산 부산진구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22층에 사는 박일수 씨(55·여)가 외출에서 돌아와 현관문을 여는 순간 뜨거운 열기가 얼굴에 확 끼쳤다. 집 안에 설치된 자동화시스템에 나타난 실내온도는 무려 39.2도. 이날 부산의 낮 최고기온 34.5도보다 5도 가까이 높았다. 한증막 같은 실내온도는 주상복합아파트의 구조 때문이다. 대부분의 주상복합아파트는 발코니가 없고 전면이 유리창으로 만들어졌다. 창문이라고 해봐야 ‘쪽문’처럼 반만 열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박 씨의 집 역시 가로 30cm, 세로 1m 정도의 창문을 한 뼘 정도 여는 것이 유일한 통풍 방식이다. 열기가 빠져나갈 곳이 없으니 밤에도 기온이 30도를 넘는다. 박 씨는 “낮에는 더위를 피해 주변 공공기관이나 백화점을 찾지만 밤에는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을 켜고 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상복합아파트는 일반 아파트보다 냉방하는 데 에너지를 50% 이상 더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관리공단 녹색건물수송센터 이동권 대리는 “주상복합아파트는 넓은 창으로 햇빛과 열을 그대로 받아 냉방 부하가 증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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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의 낮 기온은 35.5도까지 올랐고 경기 동두천 36.1도, 강원 원주 35.8도 등을 기록했다. 3일에도 서울 경기 지역은 35도 안팎, 충청과 강원 영서 지역 등은 최고 36도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주상복합#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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