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가 폭염에 속수무책…25만마리 폐사

닭-오리 폐사 속출…NH농협손보 보험금 신속 지급

연이은 폭염으로 폐사하는 가축들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보상 접수 개시 보름 만에 폐사 가축이 25만 마리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NH농협손해보험은 폭염으로 추가 피해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최대 사흘 이내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비상 체제로 돌입했다.

NH농협손보는 7일 오후 3시 현재 폭염 피해 보상신청이 132건, 25만7027마리에 달했다고 밝혔다.

NH농협손보는 올해 처음으로 가축재해보험의 보상 범위에 '폭염'을 신설했다.

지난달 20일부터 피해를 접수한 점을 고려하면 하루에 1만5000만여 마리씩 보상 신청이 들어온 셈이다.

가축재해보험은 자연재해, 화재, 사고, 질병 피해를 보상해준다. 가입과 보장 기간은 1년이다. 올해부터는 보장 범위에 폭염이 신설돼 가축이 더위로 폐사한 것까지 보상받을 수 있게 됐다. 초기 단계라 소나 말을 제외한 닭, 오리, 돼지 등 일부 가축만 보상받는다. 가축재해보험에는 1만6000여 가구의 축산농가가 가입해있다. 이들이 키우는 닭, 오리, 돼지만 6000만마리에 달한다.

더위에 약한 닭이 이번 폭염의 최대 피해 가축이다.

된더위로 폐사한 닭만 24만8500마리로 전체 폐사 신고 가축의 96%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전북이 8만5500마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충남 5만9800마리, 경남 3만6200마리, 전남 2만7500마리, 경기 2만6500마리 순이다.

오리 또한 8200마리가 죽어 폭염 보험 보상 신청이 들어왔다. 이 가운데 8100마리가 전북에 집중됐다.

폐사한 돼지를 보상해달라는 요구는 327마리에 그쳤다.

NH농협손보 관계자는 "돼지는 더위 등에 상대적으로 강하지만 닭은 연약해 집단폐사가 많은 것 같다"면서 "폭염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아 피해가 급속히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NH농협손보는 폭염 피해에 따른 보험금 신청이 접수되면 즉시 손해액을 산정해 사흘 이내에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불볕더위 피해를 본 농가는 농축협에 피해를 신고하면 된다. 농축협으로 접수된 신고 건은 NH농협손보가 손해액 산정 절차를 거쳐 보험금을 지급하게 된다.

그러나 닭 등 폐사가 무더기로 발생해 한꺼번에 보험금을 받으려는 축산농가가 많아진 탓에 아직 보험금을 지급한 사례는 없다. 불볕더위가 누그러지는 8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손보는 닭을 비롯한 조류는 다른 가축보다 체열 발산 능력이 떨어져 더위에 약하므로 축산 농가에서 단열, 차광막, 송풍시설을 최대한 가동하고 적정 사육 두수를 유지하라고 당부했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