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직원들은 요즘 한낮에 땀을 엄청나게 흘린다. 전력 수급이 비상 상황이라서 흘리는 식은땀이 반, 실제로 더워서 흘리는 땀이 반이다. 공공기관의 적정 냉방온도는 28도지만 한전은 실내 온도를 29도 이상으로 유지하고, 그나마도 7일처럼 예비전력이 300만 kW 아래로 떨어지면 냉방장치를 아예 꺼 버리기 때문이다. 그 대신 직원들에게 두르면 시원한 느낌이 드는 ‘쿨 스카프’를 지급했다.
한전과 한전 자회사 사업장 290여 곳은 지난달 자체 절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예비전력이 정상 범위인 400만 kW 아래로 내려가면 냉·온수기와 자판기를 끄고, 300만 kW 밑으로 떨어지면 복도등과 프린터, 복사기도 끈다. 200만 kW 아래인 ‘경계’ 단계가 되면 모든 조명과 PC를 끈다.
반대로 겨울에는 사무실 난방 온도를 정부 권고치보다 2도 낮게 유지하거나 난방 시간을 단축하고 점심시간을 앞당기기도 한다. 가장 더운 시기와 가장 추운 시기가 전력 사용량이 많고 비상근무를 해야 하는 때여서 정해진 규정은 없지만 직원 대부분이 혹서기와 혹한기에는 오히려 휴가를 내지 않는 분위기라고 한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과 자회사들이 절전한다고 수급 상황이 크게 나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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