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속죄성’ 금리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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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8일 03시 00분


학력별 차등금리-서류조작 사과… 신한-KB 등 대출금리 2∼3%P ↓
“최고금리만 내려 생색용” 지적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의혹과 학력에 따른 신용등급 차별, 대출서류 조작, 자의적인 가산금리 책정 등으로 고객들을 실망시킨 시중은행들이 ‘속죄성’ 금리 인하 조치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서민과 중소기업을 배려해 내놓은 대책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최근 불거진 금융권에 대한 비판여론을 감안한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7일 서울 중구 태평로 소재 본점에서 전국부서장회의를 열어 학력에 따라 신용등급을 매긴 ‘고졸 고리, 대졸 저리’ 관행에 대해 사과하고 대출 금리를 인하한다고 밝혔다. 가계대출 최고금리는 17%에서 14%로, 기업대출 최고금리는 15%에서 12%로 3%포인트씩 낮췄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금융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와 고객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대출서류 조작 등으로 논란을 빚은 KB국민은행도 1일 ‘고객중심 정도경영 실천선언식’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한 뒤 6일 대출 최고금리를 3%포인트 인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운 좋게 비난 대상에서는 벗어난 다른 시중은행들도 금리 인하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날 “13일부터 가계대출 최고금리를 16%에서 14%로 2%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의 이러한 금리 인하 조치는 대부분 최고금리만 소폭 낮추는 것이어서 생색내기에 그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출 최고금리가 적용되는 신용등급 6등급 안팎의 일부 계층은 혜택을 볼 수 있지만 등급이 높은 대다수 고객들은 이전과 같은 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은행#금리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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