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으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산업·금융계에도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건설업계는 최근 직원 수 감축에 나서고 있다. 벽산건설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임직원 수가 600명 수준이었지만 최근 300명 선으로 줄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풍림산업은 1000명에서 650명으로, 우림건설도 400명에서 140명 정도로 임직원이 줄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말 건설사업부 직원 20명을 삼성에버랜드에 배속시켰고 최근 80명을 추가로 에버랜드에서 근무하도록 조치했다.
올해 큰 폭의 수익 감소가 예상되는 금융권도 구조조정의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현대카드는 최근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실적 악화가 우려되자 지난달 중순 20개 팀을 정리했다. 현대카드의 순(純)이익은 2010년 3500억 원에서 올해는 2000억 원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씨카드는 이미 지난해 이사직급을 없애는 등의 조직개편을 실시했으며 삼성카드는 지난해 11월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는 불황을 버티기 위해 유동성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주력사업이 조선과 해운업인 STX그룹은 비상장 계열사의 지분을 매각하고 해외 자원개발 지분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현대차 보유 주식을 매각해 현금 7500억 원을 마련하고 회사채도 발행했다.
김종석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경기침체기의 구조조정은 피치 못할 현상이지만 기업이 성장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사 간 양보를 통해 고용수준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청년층 고용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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