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4개 단지 467채 조사
LTV 한도 넘게 편법대출… 집값 하락때 부실위험 높아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서 수도권 중대형아파트를 산 소유주 10명 중 1명은 저축은행과 같은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1, 2금융권에서 통틀어 빌린 빚은 1인당 5억4208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평균보다 68.4%나 많은 수치다. 금융전문가들은 “집값 하락에 따른 주택담보대출의 부실 위험이 제2금융권이 훨씬 높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아일보가 경기 용인시 상현동 A아파트와 서울 강남구 대치동 B아파트, 서초구 반포동 C아파트, 송파구 신천동 D아파트 467채의 등기부등본을 전수 조사한 결과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가구는 28채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총 가구 수(269채)의 10.4%를 차지했다.
조사대상 중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주민들의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151억7830만 원으로 1인당 평균 5억4208만 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금융권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주민들의 1인당 평균부채(3억2182만 원)보다 68.4%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집값이 떨어지면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이 가운데 특히 대치동 B아파트는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11가구의 1인당 평균 주택담보대출액이 6억1375만 원으로 전체 66가구 평균 대출액(2억8673만 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시세 대비 65.9%에 달하는 수준으로 서울 지역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한도 50%를 훌쩍 초과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제2금융권의 부동산담보대출 잔액은 총 211조 원으로 우리나라 총 여신규모(309조 원)의 68.3%를 차지한다. 이처럼 제2금융권에 주택담보대출이 쏠린 것은 저축은행 등이 LTV 한도를 지키지 않고 대출을 남발한 데 따른 것이다.
감사원이 2011년 9월 말 현재 평균 LTV가 70% 이상인 8개 상호저축은행을 조사한 결과 이들이 제공한 주택담보대출 잔액(1944억 원) 중 89.9%(1747억 원)가 LTV 한도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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