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의 신입사원 환영회가 달라지고 있다. 회사 강당에 모여 사령장을 나눠주고 임원들이 나서서 ‘당부 말씀’을 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인기 가수의 콘서트장을 찾거나 인기 배우를 초청해 강의를 듣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대림그룹은 11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가수 싸이의 콘서트장에서 신입사원 300명과 임원 및 팀장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환영식을 가졌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된 이날 행사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한 신입사원들을 축하하고, 신입사원과 임원 및 간부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환영식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이날 신입사원들은 아버지뻘 되는 임원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열정적으로 콘서트를 즐겼다. 회사 강당에서 주로 열렸던 신입사원 환영회 장소를 호텔이나 바닷가로 바꾼 회사도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달 20일 서울 남산의 한 호텔에서 상반기 신입사원 75명에 대한 환영회를 열었다. 신입사원들은 이 자리에서 직접 준비한 뮤지컬과 모래 아트 공연을 선보이며 끼를 뽐냈다. 쌍용건설은 올해 1월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22명에게 인천 중구 무의도에서 1박 2일의 해병대 극기훈련 체험을 시켰다.
코오롱그룹은 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에서 천하그룹 신입사원 역을 맡았던 배우 이범수 씨를 신입사원 환영회 강사로 초청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1월 서울 성북구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그룹 계열 프로야구단 롯데 자이언츠의 응원가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경력직원 100여 명이 한데 모여 대형 양푼에 밥과 나물, 고추장을 넣고 즉석에서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 ‘비빔밥 환영식’을 해 화제가 됐다. ‘여러 재료가 한데 어우러져 맛을 내는 비빔밥처럼 포스코건설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한마음으로 뭉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는 게 포스코 측 설명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자유롭게 자란 젊은 세대들이 대기업의 보수적인 기업문화에 적응하기가 힘든 면이 있다”며 “이런 이색 환영회를 통해 신세대 직원들의 애사심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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