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커피 시장은 끓어오르기 직전의 용광로입니다. 준비만 충실히 하면 승산이 높습니다.” 문창기 이디야커피 대표는 1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달 안에 해외사업 경험이 풍부한 외부인력 영입을 끝내고 구체적인 중국 진출 계획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장 수 기준 국내 커피전문점 업계 2위 이디야커피가 중국 시장 재도전을 선언했다. 이디야커피는 2005년 중국 베이징(北京)에 첫 가맹점을 냈지만 적자를 본 끝에 2008년 철수한 바 있다. 문 대표는 “오피스 밀집 지역이라고 해서 들어갔는데 얼마 안 지나 주변이 유흥가로 바뀌었다”며 첫 도전의 실패원인을 준비 부족이라고 인정했다.
한 번 쓴 경험을 한 까닭에 이디야커피는 이번에는 오랜 기간 착실한 준비를 해왔다. 중국 사람들의 취향에 맞는 매장 인테리어를 위해 현지 사업 경험이 있는 디자인 전문가를 채용했다. 문 대표는 “현지인들의 입맛을 파악하려 틈 날 때마다 현지 커피전문점을 돌아다녔다”며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고급 차(茶)와 베이커리 제품을 포함한 메뉴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사업 초기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안테나숍 성격인 첫 점포는 베이징이나 상하이(上海)보다는 다롄(大連)이나 항저우(杭州) 같은 외곽 도시에 낼 계획이다. 문 대표는 “국내에서는 외국계 커피전문점에 비해 30%가량 싼값을 받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이 같은 차이를 크게 줄여 고급화 전략을 펼 생각”이라며 “유통 채널 수가 우리나라보다 많은 현지 실정을 감안해 2, 3개 브랜드를 동시에 론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사업과 동시에 지난달 말 700호 점포를 낸 국내 점포 수 확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문 대표는 “국내 점포 수 목표를 최대 1000∼1500개로 잡았지만, 올해 들어 이를 2000개로 늘려 잡았다”고 말했다. 서울과 대도시에서만 가능하다고 봤던 커피전문점 사업이 이제는 군(郡) 지역에서도 가능할 정도로 원두커피를 즐기는 소비자 층이 두꺼워졌기 때문. 그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점포를 냈던 군 지역 점포 중에는 현지 주민들의 만남과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으며 하루 평균 매출이 100만 원이 넘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며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데 대해 문 대표는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려면 해당 브랜드 점포를 가능한 한 여러 군데 방문해 가맹점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먼저 사업을 시작한 이들의 고민은 본인이 사업을 시작한 후에 겪게 될 일”이라며 “노후를 대비한 중요한 결정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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