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부터 일제히 시작된 백화점 명품대전에서 코치가 자취를 감췄다. 명품대전은 롯데 현대 신세계 등 국내 백화점들이 1년에 두 번 해당 시즌에 팔리지 않은 명품을 30∼70% 할인해 파는 행사다. 불황에 명품대전을 찾는 고객이 많아져 브랜드들엔 재고를 소진할 절호의 기회다. 그런데 코치는 왜 나서지 않았을까.
코치가 ‘브랜드 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코치 제품은 2005년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SI)이 수입해 국내에서 판매해 왔다. 하지만 이달 1일부터 코치 본사가 한국에 직접 진출하면서 브랜드 고급화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코치코리아 관계자는 “SI가 브랜드를 운영할 땐 매장 안에 선반을 따로 마련해 이월상품을 30∼50%씩 ‘꺾어(할인해서) 파는’ 행사를 열곤 했지만 코치코리아는 다양한 판촉을 통해 정상 상품 판매에 주력할 것”이라며 “백화점 명품대전도 코치의 큰 수익원 중 하나였지만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1∼2년 국내 명품 소비 트렌드가 로고가 두드러지는 ‘시그니처 백’에서 로고가 드러나지 않는 ‘로고리스 백’으로 옮아가면서 시그니처 백에 매출이 편중돼 있던 코치는 부진을 겪었다. 작년 한 백화점에서 명품 매출이 2010년 대비 20% 가까이 증가했지만 코치는 같은 백화점에서 매출이 줄었고 올해도 역시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코치의 매출은 약 700억 원이었다.
이 같은 부진을 떨치고 브랜드를 고급화하기 위해 코치는 6월 가방 전면에 로고를 없애고 캔버스(천) 대신 가죽으로 만든 ‘레거시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가죽 제품의 비중도 현재 50% 수준에서 70%까지 늘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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