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경제]상위 0.1%를 위한 VVIP 카드… 당국 압력에 “혜택 축소” 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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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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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 내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아무리 가진 게 없어도 남자는 시계 벨트 지갑 값을 아끼지 말고, 여자는 핸드백과 구두는 꼭 좋은 것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에 ‘마이 카’ 시대가 되면서 자동차가 추가됐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신용카드가 주요 결제수단이 되면서 카드가 추가됐습니다.

특히 ‘상위 0.1%를 위한 신용카드’를 표방하는 초우량고객(VVIP) 카드는 상류층의 상징처럼 여겨집니다. 대기업 임원, 연예인도 거절당하는 카드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요. 일반 카드와 달리 티타늄, 진주모패, 금속박막 등을 이용해 만든 VVIP 카드는 지갑에서 꺼낼 때부터 으쓱해지는 게 사실이라고 합니다.

VVIP 카드는 연회비가 수십만 원부터 수백만 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지만 대신 일반인이 상상하기 힘든 혜택을 제공합니다. 매년 제주도 여행권, 건강검진권, 호텔 이용권 등을 보내주고 항공기를 탈 때는 동반자 무료 혜택을 주거나 좌석을 업그레이드해주고 호텔 스위트룸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간호사 방문 통합 의학 검사권, 24시간 헬스케어, 건강비서 서비스 등 최고급 병원의 각종 서비스와 명문 골프클럽 그린피 할인, 부킹 서비스 등 골프 관련 서비스도 받을 수 있지요.

하지만 조만간 이 같은 VVIP 카드의 혜택도 대폭 줄어들게 됩니다. 다음 달부터는 신규 상품이 아예 출시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현대카드, 하나SK카드, 비씨카드는 VVIP 카드의 혜택을 줄이라는 금융당국의 권고를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카드사들은 다음 달에 마일리지 등 부가서비스를 축소하고 전월 사용 실적을 강화해 무료 상품권 등의 제공을 제한하기로 한 거죠.

카드사 관계자들은 “이제 서민에게 현금서비스 등 고금리로 번 돈을 부자들에게 퍼준다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돼서 홀가분하다”고 말합니다. 한편에서는 “금융당국이 특정 계층에 대한 부가서비스까지 줄이라, 말라 하는 게 과연 옳은가”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VVIP카드#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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