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은 최근 태양광 사업의 매각설을 부인하며 강한 사업추진 의지를 밝혔다. 웅진그룹 측은 23일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는 가운데 채권단에서 웅진폴리실리콘 처분 방안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지만 매각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특히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사진)은 이 같은 채권단의 매각 요구에 “올해 말까지 웅진폴리실리콘에서 신기술을 개발하면 사정이 나아질 것이다. 태양광 사업의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웅진폴리실리콘의 매각을 요청하는 채권단을 설득하려는 것이다. 윤 회장은 그룹의 알짜배기 회사인 웅진코웨이를 2월에 시장에 내놓으면서도 “‘실탄’을 확보해 태양광 사업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태양광 업계에서는 윤 회장이 채권단의 매각 요구에 대해 신기술을 언급한 것을 두고 촉각을 세우고 있다. 웅진폴리실리콘은 현재 OCI 한국실리콘 등과 같은 이른바 ‘지멘스 방식’으로 태양광의 기초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만들고 있다. 지멘스 방식은 실리콘에서 불순물을 추출해서 덩어리 형태의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방식으로 전 세계 폴리실리콘 업체의 90%가 이 방식을 사용한다.
태양광업계의 한 전문가는 “웅진이 지금까지의 방식과는 다른 유동화 방식으로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지만 실제 생산으로 이어지려면 기술수준을 끌어올리고 공장도 새로 지어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유동화 방식은 실리콘에서 불순물을 제거해 좁쌀 형태로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방식으로 전기사용량이 지멘스 방식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원가가 낮아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다.
웅진폴리실리콘 측은 윤 회장이 언급한 신기술에 대해 현재로서는 명확히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 연말 신기술이 나오면 현재 폴리실리콘 kg당 최저가격인 18달러보다 더 낮은 수준에서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실리콘의 가격을 낮추려면 대량생산을 통해 가격을 낮춰야 하는데 현재 연간 7000t 수준을 생산하는 웅진으로서는 신기술로 경쟁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태양광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 세계의 폴리실리콘 업체 상당수는 원가 이하의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면서 이른바 ‘치킨게임(한쪽이 양보하지 않으면 모두 망하는 상황)’을 벌이고 있다”며 “웅진의 신기술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결국 공급량이 대폭 줄어들어야 웅진을 포함해 국내 태양광 업계의 시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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