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걸린 은행들 “키코 항소” 고무된 中企들 “크게 환영”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5일 03시 00분


키코 기업 첫 승소 이후

키코(KIKO·환율 변동과 관련된 파생금융상품) 소송에서 처음으로 피해 기업의 손을 들어준 판결이 나오자 은행권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본보 24일자 A1면 키코 피해 中企들 은행에 첫 승소


23일 판결에서 패소한 하나, 한국씨티,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등은 24일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유사한 키코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다른 은행들은 이번 판결이 다른 재판에 미칠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하나은행 측은 “아직 판결문이 도착하지 않아 공식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면서도 “우리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판결인 만큼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와 SC은행도 비슷한 판단을 하고 있다. 별개의 키코 소송을 진행 중인 우리은행 관계자는 “23일 판결은 기존 판례를 뒤집은 것이어서 관심을 갖고 보고 있다”며 “그동안 은행들이 완승을 거두는 분위기였던 키코 소송의 판세가 흔들리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은행주는 이번 패소 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급락했다. KB금융지주는 24일 코스피시장에서 전날보다 1650원(4.29%) 떨어진 3만6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KB금융의 하락폭은 올 들어 가장 컸다.

반면에 관련 중소기업들은 고무된 모습이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4일 발표한 논평에서 “키코 민사소송 제기 이후 처음으로 기업에 유리한 판결이 나온 것을 크게 환영한다”며 “선고가 예정된 다른 사건에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키코 승소#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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