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대처해야 하는 전통시장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날씨에 따른 매출액 변화의 기복이 가장 심한 곳이 바로 ‘실외’에 노출된 전통시장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는 비를 막아 주는 ‘아케이드 설치’가 현대화 사업의 주요 목표였다면, 이제부터는 고객들의 쾌적함과 신선한 식품 유지를 위한 냉난방 시스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올여름 전통시장은 너 나 할 것 없이 ‘냉방’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안개분무시스템 도입부터 시설 현대화를 통한 냉방시설 구축까지…. 아예 현대식 마트에 비견될 만한 첨단 건축 양식으로 탈바꿈하는 전통시장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울 강북구에 있는 수유골목시장은 전국 전통시장 가운데 처음으로 안개분무시스템을 갖췄다.
‘안개분무시스템’이란 대형마트 신선코너에서 볼 수 있는 냉방시설로, 천장에서 미세한 물안개가 뿜어져 나와 주변 온도를 1, 2도가량 낮춰 주는 장치다. 그뿐만 아니라 청과, 야채, 수산물에 시원한 안개가 뿌려지면서 상품의 선도까지 유지할 수 있다.
울산 남구의 수암시장은 여름철 무더위에 대비해 5월 초 1억3000만 원을 들여 280m 아케이드 전 구간에 ‘쿨링포그 시스템’을 도입했다.
‘쿨링포그 시스템’은 아케이드 천장 아래에 설치된 배관에서 물을 뿌려 실내 온도를 낮추는 방식이다. 배관에 1m 간격으로 설치된 노즐에서 일반 빗방울의 약 100만 분의 1 크기인 25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이하의 미세 물방울이 고압으로 분무된다.
이 밖에도 군산공설시장과 나주목사고을 시장은 아예 새 건물을 지어 이전하면서 완벽한 마트형 전통시장으로 재탄생했다. 전통시장의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시도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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