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고졸 채용 작년보다 31% 늘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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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30일 03시 00분


지난해 665명서 올해 873명으로… 2년 근무뒤 정규직 전환 혜택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예상에 못 미치는 등 경기 둔화 추세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지만 은행권의 고졸 채용 바람은 되레 거세졌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의 고졸 행원 채용 규모는 지난해 665명에서 올해는 873명가량을 뽑을 예정으로 200여 명(31%) 증가했다. 지난해 전국은행연합회는 2011∼2013년 3년간 총 8718명의 고졸자 채용을 약속한 바 있다.

특히 은행들은 고졸 채용에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다른 은행보다 채용 규모를 대폭 늘리면서 물량공세를 펴고 있다. 이 은행은 지난해 85명을 뽑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고졸 신입행원 200명을 채용했다. 입사 직후에는 계약직이지만 2년간 근무하면 정규직 전환 기회를 얻는다.

지난해 상반기에 고졸 행원을 가장 먼저 뽑은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67명에서 올해 110명으로 고졸 행원 채용 규모를 늘렸다. 지난해에는 없던 남자 텔러도 36명을 뽑았다. 예비 행원들은 연수를 마치고 12월경 일선 영업점과 정보기술(IT), 시설관리 분야 등에서 일하게 된다.

KDB산업은행은 국내 금융권 최초로 남자 고졸 행원을 정규직으로 선발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2년 계약직으로 선발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다른 은행보다는 한 발 앞서가고 있다. 산업은행은 7월까지 120명 선발을 마무리해 이 중 절반은 온라인 예금상품인 ‘KDB다이렉트 뱅킹’ 전담인력으로 배정하고 나머지는 대졸 사원과 같은 업무를 맡기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특성화고 졸업예정자 100명을 뽑을 예정이다. 각 지역 학생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주기 위해 16개 시도별로 채용인원을 할당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140명을 뽑았고 하나은행은 지난달까지 고졸 행원 87명을 선발한 데 이어 올해 안에 채용 인원을 46명 더 늘릴 계획이다. 외환은행도 올해 상반기 9명을 포함해 총 50명 정도를 채용할 예정이다.

고졸 채용 2년째를 맞은 각 은행은 아직은 소수인 고졸 행원들이 잘 적응하도록 금융자격증 취득을 지원하거나 진학의 기회를 주는 등 장기적인 고졸 행원 확대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졸 직원들을 뽑아보니 근무 성적이 좋고 사회적으로도 학력 인플레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 채용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도 “고졸 행원 채용문화가 잘 정착되면 학력차별을 없애고 고졸 청년층에 취업기회를 보장하는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은행#고졸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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