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기업정보시스템 ‘코참비즈’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매출액 상위 1000대 기업의 직원 수가 2010년 말 161만6700명에서 2011년 말 170만3400명으로 8만6700명(5.4%) 증가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같은 증가 폭은 코참비즈가 서비스를 시작한 2002년 이후 최대치다.
코참비즈 통계에는 정규직과 계약직 직원이 포함되며 신규채용 외에 합병으로 늘어난 인력도 계산된다. 코참비즈는 대한상의가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기업정보 데이터베이스로 51만 개 업체의 정보를 갖고 있다.
1000대 기업 직원은 매년 대체로 늘어나는 추세였으나 지난해 증가 폭은 2010년(5만8200여 명)이나 2009년(5만8300여 명)에 비해 훨씬 큰 것이다. 대한상의는 “지난해 1000대 기업 직원 증가율은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취업자 증가율인 1.7%의 3배를 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별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6311명으로 지난해 가장 많이 늘었으며 이어 LG디스플레이(4686명) 롯데쇼핑(2818명)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2337명) LG전자(2314명) 등의 순이었다. 다만 2010년에는 직원이 1만 명 이상 늘어난 기업이 롯데쇼핑 삼성전자 등 2곳 있었지만 지난해에는 그런 기업이 없었다.
지난해 일자리가 많이 늘어난 상위 10대 기업은 대부분 제조업이나 건설업이었다.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 제조업이 6곳, SK건설, GS건설 등 건설업이 2곳이었다. 나머지 중에서도 건설부문이 있는 삼성물산을 빼면 10대 기업 중 유통 또는 서비스 업종은 롯데쇼핑뿐이었던 셈이다. 도·소매업과 서비스업 기업이 상위권의 절반을 차지했던 2010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1000대 기업 전체로도 제조업에서 생긴 일자리가 3만6900여 명으로 가장 많았다. 도·소매업에서 늘어난 일자리는 2009년 3만8000여 명에서 2010년 2900여 명, 지난해에는 1만4900여 명 수준으로 위축됐다.
이처럼 유통·서비스업의 일자리 창출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것은 내수(內需) 부진으로 해당 기업들이 예년만큼 기업 규모를 늘리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경기가 불황인 가운데에도 건설업종의 직원이 늘어난 데 대해 GS건설 관계자는 “플랜트 같은 굵직한 해외사업 덕에 전체 직원은 늘었지만 국내사업은 채용 규모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1000대 기업의 매출 총액은 2113조 원으로 2010년보다 220조 원(11.6%)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95조 원으로 전년 대비 22조 원(19.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형서 대한상의 회원사업본부장은 “1000대 기업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경영혁신 노력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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