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전문가 진단-처방 통해 中企도 싸이처럼 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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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7일 03시 00분


■ ‘기업 건강관리시스템’ 도입 송종호 中企청장

“사람들은 종합검진을 통해 최대 17년까지 수명을 연장했습니다. 미리 진단받고 즉시 치료를 받도록 하는 시스템 때문에 오래도록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죠. 기업들은 왜 이런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는 겁니까?”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사진)은 현재를 상시(常時) 위기 시대라고 진단하고, 특히 기초체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외부 전문가의 건강진단을 토대로 처방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파란색 셔츠를 입은 송 청장을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만났다.

○ “싸이처럼 중소기업 잠재력 충분해”

기술고시에 수석합격하고 1987년 상공부(현 지식경제부) 사무관으로 첫발을 디딘 송 청장은 1996년 중소기업청에 발을 들인 후 17년째 중소기업을 위해 일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에게 의사가 필요하듯 기업들도 컨설턴트라는 의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난해 12월 중소기업청장으로 취임한 지 3개월 만인 올해 2월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송 청장은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진흥공단,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을 방문해 신청하면 위기역량관리 진단부터 성장로드맵 작성, 자금 및 마케팅 컨설팅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며 “기존에는 사업별 중심 지원이라 한 업체에서 연구개발(R&D) 따로, 수출 관련 따로 신청해 번거로운 점이 많았지만 우리는 기업별 맞춤 지원을 해 주니 기업들 반응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지난 7개월간 수많은 기업을 진단한 컨설턴트들은 전체적으로 ‘한국 중소기업의 기술력과 아이디어는 좋은 반면 해외 시장 개척에 대한 노하우와 의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그는 “SNS의 원조인 싸이월드가 공유와 개방이라는 세계적 흐름을 따라잡지 못한 반면 가수 싸이는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를 열광시키고 있다”며 “특히 제조업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가 부족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세계인이 공유하고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로 미국에 진출한 싸이처럼 한국 중소기업들도 뛰어난 기술력이 있는 만큼 전 세계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 “답은 연구개발에 있다”

지난해 매출액 1000억 원을 돌파한 381개 중소기업의 성공 비결로 연구개발, 시장 변화에 대한 능동적 대응, 적극적 해외 진출 의지를 꼽은 송 청장은 특히 꾸준한 연구개발을 강조했다.

송 청장은 중소기업 전용 연구개발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지난해 5200억 원 규모이던 연구개발비를 올해 5900억 원으로 늘렸다. 기업의 혁신 역량과 성장 단계에 따라 글로벌 중소기업에는 녹색, 첨단융합, 제조기반 등 미래 유망 분야 기술 개발을, 5년 이하의 창업 초기 기업에는 산학연 공동 기술 개발을 지원해 신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는 “경기가 좋지 않아 투자를 줄이는 시기에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 선진 경쟁 기업을 추격할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어려운 때일수록 답은 연구개발에 있다”고 강조했다.

7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내 중소기업 기술 관련 최대 행사인 ‘중소기업 기술혁신대전’ 소개도 빼놓지 않았다. 청장 취임 후 처음 열리는 기술혁신대전인 만큼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그는 “이번 행사에 300여 기업과 기관이 참여했다”며 “창의적인 기술들이 쏟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송종호#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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