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출산휴가 끝나면 자동으로 육아휴직

신동빈 회장 “눈치보지 않게”… 오늘부터 全계열사서 시행

롯데그룹은 출산하는 모든 여직원이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자동으로 육아휴직을 할 수 있게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전까지는 희망자가 신청해야만 사용할 수 있었다. 롯데그룹 측은 “회사나 동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육아휴직제를 이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는 조치로 신동빈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도 개편에 따라 롯데의 전 계열사 여직원은 3개월의 출산휴가가 끝나는 시점부터 자동으로 1년간 육아휴직을 쓸 수 있게 된다. 17일부터 정규직뿐 아니라 파트타임 등 모든 여직원에게 적용된다. 거꾸로 육아휴직을 원치 않거나 1년 미만으로 쓸 경우에는 회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신 회장은 2006년부터 ‘섬세하고 꼼꼼한 리더십’을 강조하며 여성 인력의 채용을 늘려 왔다. 그 결과 지난해 그룹 내 여성 인력 비중이 처음으로 30%를 넘었으며 올해 상반기(1∼6월)에는 35%에 달했다. 이번 제도 개편은 단순히 인재를 채용하는 수준을 넘어서 여성들이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근무 여건을 조성하라는 신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신 회장은 평소 “우수한 여성 인재를 뽑는 것뿐 아니라 여성들이 출산 및 육아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근무 여건과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롯데그룹의 출산휴가 후 육아휴직 신청 비율은 68%로 한국의 전체 여성 근로자의 신청 비율(62.8%)보다 높은 편이다.

롯데그룹은 내년부터 육아휴직 중인 여직원을 대상으로 원활한 복직을 돕기 위한 사이버 재택교육 시스템도 운영한다. 또 출산하는 여직원들에게 계열사별로 지급하는 축하선물 및 출산장려금과 별도로 2개월 분량의 분유를 제공하기로 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