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한만큼 왜 일자리 안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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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7일 03시 00분


■ 재정부 OECD 고용지표 분석
고용창출 큰 서비스 비중 낮고 기업 해외투자 늘린 영향


한국의 취업자 수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회복되긴 했지만 경제성장률 1%당 고용창출 능력 면에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0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근로자의 근로시간은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가장 긴 편이었다.

기획재정부가 16일 내놓은 ‘한국 고용의 현주소, OECD 국가와 주요 고용지표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고용탄성치는 2004∼2011년 평균 0.29로 영국(0.42) 프랑스(0.47) 독일(0.93) 등에 크게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탄성치’는 경제가 1% 추가로 성장할 때 취업자가 얼마나 증가하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이 지표가 0.29면 한국 경제가 1% 더 성장할 때 취업자 수는 0.29%밖에 늘지 않았다는 뜻이다. 한국은 OECD 34개 회원국 중 관련 자료가 공개된 31개국 중에서 미국(0.14) 일본(―0.70)보다는 높았지만 순위는 20위에 머물렀다.

재정부 당국자는 이런 현상에 대해 “한국 기업의 해외투자가 확대되고 취업자 수를 많이 늘릴 수 있는 서비스업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한국의 취업자 전체 숫자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07∼2011년 4년간 한국의 취업자 증가율은 81.1%로 멕시코(361.8%) 터키(335.0%) 독일(174.9%) 등에 이어 31개국 중 7위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취업자가 41만5000명 늘어 5위로 올라섰다. 또 지난해 한국의 실업률(3.5%)과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비중(6.8%)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한편 정부가 지난해부터 일자리 확충 차원에서 추진한 ‘근로시간 단축’의 효과는 크지 않았다. 지난해 한국 근로자의 주당 근로시간은 44.6시간으로 자료가 발표된 30개국 중 터키(48.9시간)에 이어 2위였다.

보고서는 “한국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빠르게 고용이 회복되고 있지만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며 “고용창출력을 높이기 위해 해외투자기업의 복귀에 대한 지원, 서비스업 일자리 발굴, 근로시간 단축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재정부#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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