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총재 “젊을때 일 안하면 습관 나빠져… 야근은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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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7일 03시 00분


■ 한은 3대 책무, 물가안정-금융안정-조사연구 꼽아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안정이라는 기존 기능 외에 금융안정과 조사연구 역할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동아일보DB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안정이라는 기존 기능 외에 금융안정과 조사연구 역할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동아일보DB
“제가 (한국은행에) 와서 야근을 많이 시킨다고 하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다만 젊었을 때 일을 안 하면 아주 나쁜 습관이 들어서 그 다음에 일을 하나도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야근은 축복인 것입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인천 서구 심곡동 한은 연수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총재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등을 지낼 때부터 유명한 ‘워커홀릭’(일중독)으로 통해 왔다. 좌우명이 ‘열심히 하자, 잘 하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한은 직원들의 보고서에 ‘국·과’ 명칭이 아닌 작성자 개인 이름을 명시하도록 ‘보고서 실명제’를 도입했다.

한은 인사도 연공서열을 무시하고 실력에 따라 하면서 조직 안에 불만이 적지 않다. 그러나 그는 “62년 한은 역사상 저만큼 조직을 바꿔놓은 총재는 없었다”고 자평했다.

김 총재는 새로운 한은의 정체성으로 물가안정, 금융안정, 조사연구 등 세 가지를 강조했다.

그는 “한은이 중앙은행으로서 하나의 새로운 역할과 새로운 아이덴티티(정체성)를 가져야 한다”며 “이제 우리가 기존의 물가안정 외에 금융안정이라는 새로운 권한을 받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조사연구”라며 “대한민국 경제에 하나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2010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 접근성을 얘기한 뒤 세계의 중앙은행이 새로운 역할을 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에는 한은법이 개정되면서 조직 목표에 ‘한은은 통화신용정책을 수행함에 있어 금융 안정에 유의해야 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한은은 새 역할을 수행하는 첫 시도로 13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전환대출 지원대책을 내놓았다. 시중은행에 1조5000억 원의 자금을 풀어 저신용 자영업자들에게 1인당 3000만 원까지 평균 11%대의 전환대출상품을 내놓도록 한 것이다.

이와 함께 김 총재는 한은의 조사연구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서 유학한 직원들이 미국의 연방은행은 조사연구가 기본으로 돼 있는 조직이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며 “앞으로 조사연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자신이 취임한 뒤 기존에 없던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과의 국제공동연구가 27건이나 진행됐을 정도로 연구기능이 확대됐고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한은 직원도 많아졌다는 점도 소개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김중수#한국은행#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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