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기업 ‘실속없는 성장’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7일 03시 00분


4년간 年평균 매출 13%증가… 순이익은 8.5%증가 그쳐

이명박 정부 들어 국내 10대 대기업집단(그룹)의 매출이 노무현 정부 때보다 4배로 늘었지만 순이익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확장 등으로 몸집은 커졌지만 글로벌 경제위기로 순이익이 감소하며 ‘실속 없는 성장’이 현실화한 것이다.

16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현 정부 4년간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GS 롯데 한화 현대중공업 한진 등 9개 그룹이 포함된 10대 그룹의 매출액(금융계열사 포함)은 연평균 13% 증가했다.

이는 노무현 정부 5년간 연평균 증가율 3.1%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현 정부 들어 10대 그룹 매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만 전년보다 1.2% 증가하는 데 그쳤을 뿐 나머지 해에는 매년 15∼19% 증가했다. 또 현 정부 기간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10대 그룹의 매출 비율은 평균 69.1%로 노무현 정부 평균 52.6%보다 16.5%포인트 늘어났다. 10대 그룹의 총자산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 역시 노무현 정부 때는 평균 44.2%였지만 현 정부 들어서는 61.8%로 17.6%포인트 높아졌다.

10대 그룹의 계열사 수는 현 정부 들어 426개(2008년)에서 지난해 말 기준 581개로 53.3% 많아졌다. 노무현 정부 때는 322개(2003년)에서 379개(2007년)로 17.7% 증가했다.

하지만 덩치가 커진 데 비해 상대적으로 실속은 없었다. 현 정부 4년간 10대 그룹의 단기순이익은 매년 평균 8.5% 증가했으나 노무현 정부 5년간은 평균 13.1%씩 늘어났다. 총매출액 대비 총당기순이익 비율도 현 정부 4년간 5.4%로, 노무현 정부 5년간 6.5%보다 1.1%포인트 낮았다.

한편 노무현 정부 5년간은 세계 경제에 심각한 위기가 없었으나 현 정부 임기 중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휩쓸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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