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는 밀, 쌀, 옥수수와 함께 세계 4대 작물로 꼽힌다. 칼륨과 칼슘, 인, 비타민 B1과 C, 섬유질 등이 풍부한 참살이(웰빙) 식품이기도 하다.
농심 영양연구팀은 “감자는 인체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가 거의 다 들어있는 데다 알칼리성 식품이라 육류 및 유제품과 잘 어울린다”며 “감자 두 알이면 성인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비타민 C를 거의 다 섭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풍부한 영양 덕에 유럽에서는 ‘땅속의 사과’ ‘땅속의 영양덩어리’로 불리기도 한다”도 덧붙였다.
감자가 국내에 소개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규경이 쓴 ‘오주연문장전산고’에 따르면 감자는 순조 24년(1824년) 처음 국내에 들어왔다. 청나라의 심마니가 국경을 몰래 넘어와 심어먹던 것이 밭에 남아 전파됐다는 설도 있다.
우리가 흔히 먹는 감자의 대부분은 ‘수미’ 품종이다. 수미 감자는 국내 감자 수확량의 80%를 차지하며 맛과 풍미가 뛰어나다. 형태는 납작한 원형이고, 겉껍질은 연한 노란색으로 그물 모양의 줄무늬가 있다. 또 눈이 깊게 박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수미 감자는 가정용으로 많이 쓰인다. 일반 가공용 감자보다 당분이 10배가량 많아 감자 고유의 단맛인 환원당이 풍부하다. 그러나 높은 온도로 가공해 감자 칩으로 만들면 감자 특유의 당(糖)성분이 ‘갈변 현상’을 일으킨다. 갈색으로 변해 가공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가공용으로는 수미 대신 대서나 두백 품종이 주로 쓰였다.
하지만 농심은 국내 식품업체 중 처음으로 수미 감자를 사계절 내내 제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해서 2010년 출시한 제품이 감자 품종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 온 ‘수미(秀美)칩’이다. 빼어날 수(秀)에 아름다울 미(美)를 써 ‘뛰어나게 아름답다’는 뜻이다.
농심은 2005년 충남 아산공장에 생감자 진공칩 라인을 만들었다. 대기압보다 낮은 압력에서 낮은 온도로 튀기는 ‘진공 저온 프라잉 공법’을 적용했다. 이 공법을 사용하면 갈변 현상을 대부분 없앨 수 있고 지방 함유량은 일반 감자 칩보다 20∼30% 줄어든다. 특히 칩으로 가공된 뒤에도 환원당을 그대로 함유하고 있어 일반 감자 칩보다 담백하면서도 감자 본연의 맛을 낸다는 것이 농심 측의 설명이다.
농심 관계자는 “감자 본연의 풍미와 단맛을 찾아내 고품격 감자 칩을 개발한다는 목표로 수미 감자를 재료로 채택하고 독자 기술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또 “수미 감자를 그대로 썰어 만들어 두툼하면서도 바삭한 게 특징”이라며 “시중 감자 칩 두께가 1.3mm인 반면 수미칩은 2mm”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감자는 6∼11월 주로 재배된다. 농심은 이 시기 전국에서 재배되는 감자 약 2만 t을 수매해 농심만의 기술로 저장해둔다. 이를 통해 감자가 나지 않는 12월부터 이듬해 5월에도 수미칩을 제조할 수 있다.
농심은 “여름에 수미칩을 사먹으면 제철 감자의 풍부한 맛과 영양을 느낄 수 있고 12월에서 이듬해 5월 사이에 사먹으면 저장할수록 깊어지는 감자 고유의 단맛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농심 마케팅팀 상무는 “농심은 수미칩의 인기를 바탕으로 향후 감자 재배농가의 안정적인 소득 향상을 위해 수미 감자 계약재배 및 수매 물량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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