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ining 3.0]전문가 3인이 말하는 김치 보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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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9일 03시 00분


강순의 원장·이종임 수도조리제과학교 학장·한복선 요리연구가 원장
최고의 김치 맛, 시원하고 톡 쏘는 맛 오래오래 유지

어느 덧 10월. 추석 연휴가 지나면 곧 김장철이 다가온다. 올해는 치솟은 김장 물가에 걱정부터 앞선다. 하지만 더 속상한 것은 애써 담근 김치를 소홀히 보관해 이듬해까지 못 먹는 경우다. 김장철을 앞두고 김치 기능보유자인 강순의 원장과 이종임 수도조리제과학교 학장, 요리연구가인 한복선 원장 등 김치 전문가 3인에게 맛있는 김치의 조건과 맛을 유지하기 위한 보관법에 대해 들어봤다.

○ 잘 익은 김치는 ‘톡 쏘는 맛’ 느껴져

이종임 수도조리제과학교 학장.
이종임 수도조리제과학교 학장.
맛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개개인마다 좋아하는 김치 맛은 다르다. 다만 김치의 맛에는 객관적인 기준이 존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들이 인정하는 맛있는 김치의 공통점은 유산균이다. 잘 익은 김치는 유산균이 풍부하며 시원하고 톡 쏘는 맛이 난다는 것. 톡 쏘면서 시원하고 상큼한 맛은 발효미로 불리는데 이 학장은 “류코노스톡균이라는 유산균이 풍부할수록 발효미가 많이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발효식품인 김치는 숙성 단계에 따라 맛이 변한다. 일반적으로 갓 담근 김치는 겉절이 김치처럼 단순한 양념 맛과 배추의 아삭함 정도만 느껴진다. 그러다 한 달가량 지나면 유산균이 증식하며 김치의 여러 맛을 내는 발효 부산물을 만들어낸다. 톡 쏘는 탄산을 비롯해 신맛, 짠맛, 풋내, 매운 감각, 아삭함 등이 어우러져 조화로운 맛을 내는 것도 이때쯤. 김치가 가장 맛있어지는 단계다.

미국 건강전문지 ‘헬스’는 2006년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김치를 선정했다. 유산균과 효소의 총집합체인 김치는 항암효과, 염증억제, 면역력 증진 등의 효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동시에 김치의 효능이 언제 가장 높은지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다.

전통 김치·장아찌를 연구하는 강 원장은 김치 속 유산균은 김치가 발효되는 초기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다가 6일 이후 급속히 증가해 발효 90일까지 늘어난다고 한다. 그중 류코노스톡균은 김치가 잘 익어 톡 쏘는 맛이 날 때가 되면 약 6000만 마리가 된다.

한 원장은 “류코노스톡균은 김치를 시게 만드는 잡균의 번식을 억제하고 김치의 시원한 맛을 오랫동안 유지해주는 균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강조했다. 류코노스톡균은 ‘텍스트란’이라는 식이섬유를 만들어 내어 변비에 도움을 주고 혈전용해에도 효능이 높아 여러 식품에 응용되고 있다. 이 유산균은 위장 질환의 원인인 헬리코박터균에도 항균작용을 한다.

○ 잘 익은 맛있는 김치 만드는 법

김치기능보유자 강순의 원장.
김치기능보유자 강순의 원장.
잘 익은 맛있는 김치를 만들려면 김치를 담글 때 온도와 염도를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 이 학장은 “김치의 젖산균은 짠 김치보다 염 농도가 낮은 김치에서 생육이 잘되기 때문에 저염으로 장시간 절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김치의 숙성은 온도가 낮고 소금의 농도가 높을수록 숙성기간이 오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치의 맛있는 숙성을 위해 소금의 농도는 계절마다 차이를 두는 것이 좋은데 겨울 김장에는 2∼3%로 맞추는 것이 좋다. 특히 소금의 농도가 너무 높거나 오래 절이면 배추나 무가 단맛을 잃어 맛이 떨어진다.

강 원장은 “섭씨 0∼7정도”에서 천천히 숙성시키는 것이 가장 맛있다”며 “계절과 기호, 먹을 시기에 따라 일정 시간 상온에서 숙성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익은 김치를 바로 꺼내 맛있게 먹으려면 겨울에 이틀 정도는 상온에 두어 숙성시키는 게 좋다.

김치냉장고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김치를 잘 담그는 것도 중요하지만 절정에 이른 김치의 맛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학장에 따르면 옛날에는 땅속에 김장독을 묻으면 이듬해 봄과 여름에 땅속 온도가 높아져 김장 김치를 오랜 기간 보관하기 어려웠다.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기술을 적용한 김치냉장고의 등장으로 맛있는 김치를 오래 먹을 수 있게 됐다.

LG전자 디오스 김치냉장고 사업실 김은정 수석연구원은 “톡 쏘는 김치 맛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 김치냉장고의 밀폐 기능과 정온 유지를 위한 기술 개발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며 “특히 냉기를 관리해 김치 특유의 맛을 잘 유지하느냐가 김치냉장고 기술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LG전자 디오스 김치냉장고 R-D419 PNMS
LG전자 디오스 김치냉장고 R-D419 PNMS
○ 유산균 지속하기 위한 김치냉장고의 진화


최근에는 김치 속 유산균이 잘 자라고 유지되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기능이 적용된 김치냉장고가 등장했다. LG전자의 디오스 김치냉장고 신제품(모델명 R-D419PNMS, 405L)은 부산대 김치연구소의 공동연구를 통해 땅속의 온도를 재현하고 김치유산균을 극대화했다.

이 제품은 18개의 냉기홀에서 나오는 강력한 냉기가 빠르고 시원하게 곳곳을 채워주고 ‘쿨링케어’가 6분마다 냉기를 고르게 순환시켜 준다. 또한 보관 중인 김치를 꺼내기 위해 문을 여닫아도 냉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냉기지킴가드’가 있다. 이곳에서는 항상 냉기가 차 있어 각 칸마다 빈틈없이 냉기를 관리할 수 있다.

김치는 공기에 노출되면 맛이 없어지기 때문에 김치냉장고의 밀폐 기능이 중요하다. 이 제품은 위 칸 양쪽 문마다 공간이 분리돼있고 ‘신선밀폐락’을 통해 입구를 막아 빈틈없이 냉기를 막아준다. 정온을 유지하고 외부 공기를 차단하기 위한 ‘오래 맛 지킴 기능’이 있어 냉기가 영하 7도의 온도로 6시간 마다 40분씩 나온다. 김치를 시게 만드는 활동을 억제해 톡 쏘는 김치 맛을 오래 지켜준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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