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년 한국보다 中매출 더 올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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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9일 03시 00분




《 삼성전자가 중국 사업을 강화해 내년에는 국내에서보다 중국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장기 침체에 빠진 유럽 대신 중국을 ‘제2의 내수(內需)시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18일 “내년 중국 매출을 지금보다 20∼30% 늘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한국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1∼6월)에 이 회사의 중국 매출 비율은 13.9%로 한국 매출(16.5%)보다 2.6%포인트 낮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올린 매출은 23조1000억 원으로 국내 매출 26조5000억 원보다 적다. 삼성전자는 올해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가전 등 세트(완제품) 부문에서만 22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내년에는 이를 다시 27조∼28조 원 이상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삼성전자 측은 “중국에서 제조해 중국 밖으로 수출한 금액을 더하면 과거 중국 매출이 한국을 앞선 적이 있지만 순수하게 중국 소비자에게 판매한 금액으로 한국 매출을 넘어서는 것은 내년이 처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사업계획을 조기에 검토 중인 삼성전자는 중국을 가장 중요한 변수로 놓고 전략을 조율하고 있다. 거시경제 전망을 담당하는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예년에는 원-달러 환율이나 유가(油價)가 중요한 경영 판단요소였지만 내년에는 중국의 경제성장률과 중국 생산비용 증가가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당초 중국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8%대로 예상했으나 이를 7%대 후반으로 수정한 뒤 사업계획을 작성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중국에 공들이는 이유는 최대 수출시장인 유로존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0%대에 머무는 등 정체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요 수출 시장인 유럽과 미국이 내년에 저(低)성장 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은 경기를 부양할 정책수단이 있고 경제성장률도 차차 회복될 것으로 보여 중국 사업 비중을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사업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영업 총괄 소속 임원 모두에게 “중국어를 배우라”고 지시했다. 언제라도 중국 발령을 낼 수 있으니 준비하라는 의미에서다. 삼성전자는 실제로 6월 한국영업을 총괄했던 박재순 부사장을 전격적으로 중국총괄 대표로 임명했다. 중국총괄의 직급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격상했다. 한국 영업조직의 노하우를 중국에 이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또 휴대전화, 가전제품에 이어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까지 모두 중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체제를 갖췄다. 매출뿐만 아니라 생산까지 중국에 거점을 마련할 채비를 갖춘 것이다.

총수 일가의 발걸음도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소니, 애플 등 주요 협력사와의 관계 개선, 자동차 부품사업 등 신규 사업의 창구 역할을 맡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최근 중국에 초점을 맞춘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차세대 지도자인 리커창(李克强) 부총리, 왕치산(王岐山) 부총리와 차례로 면담하며 중국 사업에 협조를 구했다. 세계 최대 화교 자본인 리카싱(李嘉誠) 회장의 청쿵그룹과의 협력관계 구축에도 이 사장이 창구가 됐다는 후문이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삼성전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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