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이 태양전지 핵심 소재의 생산시설을 확장하며 공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이 회사는 울산 남구 상개동 제1공장 내에 ‘고함량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를 연간 4만 t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증설하고 18일 준공식을 열었다. 이로써 한화케미칼은 연간 16만 t의 EVA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내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 주바일 석유화학단지에서 EVA 생산을 시작하면 한화케미칼은 업계 2위 수준(연간 31만 t 생산)에 오르게 된다.
투명성과 접착성이 뛰어난 EVA는 태양전지 안에서는 셀과 유리판 등을 붙여주는 동시에 셀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는 일종의 플라스틱 소재다. 신발 밑창이나 코팅재 등을 만들 때도 사용된다.
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는 이날 “석유화학업계가 중동 정세 불안과 원가 상승, 해외 경쟁업체의 점유율 확대 등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EVA와 같은 고부가가치 특화제품으로 중국 및 중동의 업체와 경쟁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EVA는 비닐아세테이트단량체(VAM)의 비율에 따라 저함량과 고함량으로 나눠지는데, 고함량 제품은 현재 미국의 듀폰 등 일부 기업만 생산 가능할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요구한다. 1985년 국내에서 처음 EVA를 생산한 한화케미칼은 저함량에서 고함량까지 모든 종류의 EVA를 생산할 수 있다. 한화케미칼은 이번 공장 증설을 통해 값이 싼 셰일가스 기반의 제품과도 경쟁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방 대표는 “지금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는 셰일가스가 환경 문제에 직면하게 되면 현재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사업 확장으로 한화그룹 내 태양광 사업의 수직 계열 구조는 더욱 강화됐다. 한화케미칼은 증설된 공장에서 생산한 EVA를 자회사 한화L&C에 넘겨 태양전지 시트로 만들고, 이를 한화솔라원의 태양전지 완제품 생산에 공급하는 방식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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