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000 선을 넘어서면서 국내 주식형펀드 환매가 가속화되고 있다. 활발한 유동성 및 국가 신용등급 상향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펀드 환매가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9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7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5970억 원이 이탈해 7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이어가고 있다. 9월 들어서만 국내 주식형에서 1조 원이 넘는 돈이 빠져나갔다. 전체 펀드 설정 원본액은 1조4370억 원이 줄어든 325조6450억 원을 나타냈다.
지난 주말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발표로 지수가 2,000 선을 넘어서자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가 상반기 고점인 2,050 선에 가까워져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이 심리적 저항선을 넘어섰다고 보고 펀드 환매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펀드 환매 물량이 지수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증시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움직임에 따라 좌우됐지만 2,000 선을 회복한 이후에는 펀드 환매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코스피는 QE3 소식이 전해진 14일 2.92% 급증하며 2,000 선을 넘어선 뒤 3거래일 동안 약보합세를 이어가며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전문가들은 증시 상황이 좋아 연말까지 지수가 오를 것을 예상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며 “추가적인 정책 호재를 기대하기 어려워 당분간 펀드 환매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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