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의약]소용량·저렴한 가격 등 차별화로 비아그라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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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1일 03시 00분


한미약품



올해 의약품 시장의 관심거리 중 하나는 한국화이자의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와 한미약품 ‘팔팔’의 신구(新舊) 대결이다. 비아그라는 1999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후 13년째 발기부전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제품. 반면 팔팔은 올해 5월 처음 출시된 신제품이지만 점유율에서 비아그라를 제치며 발기부전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최근 공개된 의약품유통조사(IMS)에 따르면 팔팔은 출시 3개월 만에 177억 원의 매출을 거두며 점유율 63.6%를 차지했다. 비아그라의 매출액은 같은 기간 74억 원에 그쳤다. 다만 팔팔이 이 기간 거둔 매출액 177억 원은 약국에서 환자에게 팔린 최종 물량이 아니라 한미약품이 초기 시장을 점유하기 위해 약국에 투입한 물량을 뜻한다. 이 때문에 비아그라와 팔팔의 경쟁이 지금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팔팔의 성공요인으로 차별화 마케팅을 꼽는다.

이제까지 비아그라의 성분이었던 ‘실데나필’은 국내 발기부전 시장의 40%를 차지했다. 팔팔이 출시되기 전까지 이 성분은 비아그라가 독점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비아그라의 약값은 비싸졌고 소비자들은 비아그라 100mg을 처방받아 쪼개 먹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실데나필은 식약청의 허가 권장용량이 1일 25∼50mg이지만 상당수 환자들이 고용량인 100mg을 처방받아 임의로 쪼개 복용해 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음성 시장에서 불법 가짜 약이 유통되는 것도 비일비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짜 발기부전제의 유통은 부작용을 낳았다. 대한남성과학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응한 의사 중 38%가 가짜 발기부전제를 복용해 부작용을 일으킨 환자를 진료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한미약품은 이 같은 문제에 착안해 팔팔의 약값을 기존 비아그라의 5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여기에 허가되는 권장 용량을 감안해 50mg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 팔팔이 용량과 제형을 다양화해 환자의 상태를 고려한 맞춤처방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 팔팔은 일반 정제와 물 없이 씹어서 복용할 수 있는 ‘츄정’을 출시했으며 용량도 25mg에서부터 50mg, 100mg까지 다양해졌다.

특히 실데나필을 성분으로 한 약 중에서 유일하게 25mg을 출시하며 최근 발기부전 시장에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저용량 요법에도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팔팔은 기존 비아그라의 장점은 받아들이되 용량, 제형 등에서 차별화해 소용량 중심의 틈새시장까지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비아그라와 팔팔은 실데나필(sildenafil citrate) 성분의 발기부전 치료제로 음경의 혈류량을 조절해 발기력을 향상시키는 전문의약품이다. 복용 후 1시간 만에 약효가 나타나며 다른 발기부전 치료제에 비해 발기 강직도가 뛰어나고 당뇨나 고혈압 등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군에서도 우수한 치료효과가 나타난다. 의사 처방을 받아 전국에 있는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성행위 1시간 전 복용하면 4∼6시간 동안 약효가 지속된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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