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다음 주에 출시할 전략 스마트폰 ‘옵티머스G’를 홍보하며 “그룹 계열사의 역량을 총동원해 만들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래서 ‘회장님폰’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그러나 ‘기계치’에 가까운 20대 여기자가 이 스마트폰을 먼저 써보겠다고 한 것은 LG의 역량을 검증해 보겠다는 것보다는 옵티머스G에서만 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안전지킴이’ 때문이었다. 이 앱은 스마트폰 사용자의 위치와 상태를 문자메시지로 가족들에게 알려주는 기능이 있다.
19일 밤 12시,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면서 이 앱을 켰다.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부모님께 나의 위치정보가 전달되도록 타이머를 설정했다. 만에 하나 무슨 일이라도 나면 가족들이 나를 찾아 나설 수 있을 터였다. 각종 흉악 범죄로 밤늦은 귀가길이 두려운 여성들에게 유용할 듯했다.
무사히 집에 도착해 침대에 누웠다. 안전지킴이 앱을 켜놓은 사실은 잊은 채 컴퓨터를 켜는데 휴대전화 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뜬금없이 딸의 위치정보를 전달받은 아버지가 놀라 “무슨 일이냐”며 전화한 것이다. 자초지종 설명을 들은 아버지는 기자에게 “그렇지 않아도 마음이 안 놓였는데 매일 이 앱을 사용하라”고 권했다. 밤길을 지켜줄 수 있는 든든한 남자친구가 필요한 여성들에게 ‘남친’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노트북컴퓨터에 저장돼있던 영화 한 편을 옵티머스G로 옮겼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나오는 ‘인셉션’이었다. 잘 다듬어진 그의 외모에 감탄하며 휴대전화에 손을 갖다 댔다. 또렷한 그의 이목구비가 확대됐다. 화면이 커졌지만 화질은 여전히 선명했다. 동영상을 재생하는 도중에 원하는 부분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면 다양한 크기로 보여주는 ‘라이브 줌’ 기능이다.
익숙하지 않은 단어가 들렸다. 동영상을 보면서 사전 앱을 활용해 단어를 찾았다. 하나의 디스플레이에 서로 다른 2개의 전체 화면을 동시에 겹쳐 보여주는 기능인 ‘Q슬라이드’를 활용해 동영상을 보면서도 사전 기능을 활용할 수 있었다.
잠들기 직전, 카메라를 켜고 ‘셀카’를 찍었다. 작은 뾰루지까지 표현되는 1300만 화소의 고화질 카메라가 야속했다. 카메라 방향을 돌려 창밖과 방 곳곳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어두운 밤이었지만 사진 속 풍경은 여전히 선명했다.
오전 2시. 휴대전화를 켠 지 10시간이 흘렀다. 배터리가 많이 줄어 있었다. 아직 살펴봐야 할 기능은 많은데 휴대전화가 꺼질까봐 불안했다. 충전기는 없는데 내장형 배터리라 배터리를 갈아 끼울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전화와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등을 사용하면서 24시간 휴대전화를 잡고 사는 기자에게 배터리는 생명과도 같은데….
잠들기 전 책상 위에 옵티머스G를 올려놨다. 빛과 각도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을 보여주도록 ‘크리스털 리플렉션’ 공법을 적용한 스마트폰 뒷면이 달빛을 받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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