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양-기능 달라도 척보면 밀레제품… 그게 바로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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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5일 03시 00분


■ 獨 가전기업 밀레 엔슬린 디자인센터장

안드레아스 엔슬린 밀레 디자인센터장
안드레아스 엔슬린 밀레 디자인센터장
“디자인은 브랜드의 가치를 일관되게 보여줘야 합니다. 만약 지역이나 시장에 따라 매번 바뀐다면 그건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니지요.”

독일 가전기업 밀레의 안드레아스 엔슬린 디자인센터장(부회장)은 최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밀레의 디자인이 지닌 강점을 이같이 설명했다. 제품의 성능과 더불어 한결같은 디자인을 보여준 것이 지금까지 밀레가 프리미엄 브랜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힘이라는 얘기다.

밀레는 1899년 기술자인 밀레 가문과 금융가 친칸 가문이 만나 설립했다. 113년이 지난 지금도 세탁기, 청소기 등 백색가전 제품을 고집하며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엔슬린 부회장은 2006년부터 디자인센터장을 맡아 밀레의 제품 디자인 전반을 총괄한다.

그는 “우리 제품에는 ‘밀레의 DNA’가 녹아있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커피메이커와 세탁기는 제품 특성상 생김새가 완전히 다르지만 한곳에 놓으면 마치 가족처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는 것이다. 그는 “애플의 ‘아이폰’이나 ‘아이팟’, BMW의 자동차가 저마다 다른 모양이지만 같은 회사의 제품임을 한 번에 알 수 있는 것도 바로 디자인이 주는 효과”라고 말했다.

밀레는 제품의 디자인을 구상할 때도 긴 안목을 유지한다. 다른 제품과의 조화를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엔슬린 부회장은 “가전제품은 한번 사면 20년은 쓰는 내구재인 만큼 디자인도 그만큼 멀리 바라봐야 한다”며 “이미 2030년까지 내놓을 제품들의 디자인을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에 디자인을 결합하는 일도 그의 과제다. 경쟁사들이 앞선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발 빠르게 내놓고 있는데 밀레만 소홀히 할 수 없어서이다. 밀레 역시 올해 향기 나는 빨래 건조기, 스마트폰으로 조작하는 세탁기 등을 선보이는 등 기술 발전에 대응하고 있다. 엔슬린 부회장은 “기술과 디자인이 서로를 제약하면 좋은 제품이 나오지 않는다”며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주는 기술과 디자인을 찾는 것이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밀레#가전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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