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3주년]주택공사+토지공사=LH “다 바꾼 3년, 국민 마음속에 보금자리를 짓겠습니다”

  • Array
  • 입력 2012년 9월 26일 03시 00분


출범 3년 시너지효과 열매 맺는다

14일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남보금자리주택 지구 정문앞. 현정부의 핵심사업으로 추진해 온 보금자리주택 100만 채 가운데 제일 먼저 입주를 시작한 프로젝트로 관심을 모았다. LH 제공
14일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남보금자리주택 지구 정문앞. 현정부의 핵심사업으로 추진해 온 보금자리주택 100만 채 가운데 제일 먼저 입주를 시작한 프로젝트로 관심을 모았다. LH 제공

《2009년 10월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가 합쳐져 출범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다음 달 1일 통합 3주년을 맞는다. 3년 전 자산 130조 원, 부채 108조 원에 달하는 거대 공기업이 출범할 때 많은 사람들이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이명박 정부의 주요 국책사업인 보금자리주택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던 주공과 토공을 잘 융합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특히 100조 원이 넘는 부채는 오랫동안 LH에 ‘부채공룡기업’이라는 ‘오명(汚名)’을 안겨주며 LH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이 부채 때문에 당시 LH는 하루에 약 100억 원의 이자를 물어야 했고, 매년 금융부채가 무려 20조 원씩 증가하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2010년 7월 LH에 5000억 원의 빚을 졌던 경기 성남시가 채무불이행(모라토리엄)을 선언하자 LH의 재무 부실 우려는 극에 달했다. 당시 LH는 발행하는 채권이 모조리 유찰되는 등 사실상 자금 조달 방법이 없는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후 3년간 LH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과거와는 전혀 다른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비상 경영 선포, 연이은 인사 쇄신, 110조 원에 달하는 사업 정리 등을 통해 부실 이미지를 털어내고 국민 주거복지를 책임질 진정한 국민 공기업으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다.

LH가 2014년 입주할 경남 진주혁신도시 신사옥 투시도. LH 제공
LH가 2014년 입주할 경남 진주혁신도시 신사옥 투시도. LH 제공
○ 회사 이름만 빼고 다 바꾼다


현대건설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이지송 사장은 전현직 고위 관료, 다른 건설사 CEO 등 20명의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2009년 8월 LH 초대 사장에 뽑혔다. 민간 출신인 그가 LH의 초대 수장(首長)으로 낙점되면서 LH에는 강도 높은 변화와 혁신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 사장은 우선 두 차례에 걸친 보금자리 사전예약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보금자리주택 사업을 안착시켰다. 보금자리주택은 저렴한 주택을 서민에게 공급하는 것은 물론이고 과거 주공과 토공의 중복투자 및 개발경쟁에 따른 비효율도 제거하는 효과를 낳았다.

‘이지송 식 개혁’의 핵심이라 불릴 만한 인사시스템과 조직 개편도 이뤄냈다. 이 사장은 우선 LH의 인사 정보를 완전 공개했다. 2중, 3중의 검증 절차를 거쳐 1, 2급 직위 3분의 1을 하위 직급자로 발탁해 조직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유사 부서를 통합해 8개 처·실 및 24개 팀을 줄였고 800여 명의 본사 인원을 지역본부 및 직할사업단으로 분산 배치했다.

많은 공기업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청렴성과 투명성도 높였다. 공사 입찰 전 과정을 완전히 공개하는 ‘LH 클린 심사제도’를 도입했고, 비리 연루직원을 봐주지 않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 단행했다.

다양한 친(親)서민 정책도 펼쳤다. LH는 공기업 최초로 만 60세 이상 고령인력 200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사회 전체에 ‘실버사원 채용’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2급 이상 간부직원들은 임금 반납을 통해 모은 32억 원을 서민금융 사업의 재원으로 기부했다. 국가유공자에 대한 사랑의 보금자리 사업, 대학생 보금자리주택 공급, 장애인 맞춤형 주택 개보수 사업, 임대단지 공부방 지원사업 등도 LH만의 대표적인 친서민 정책이다.

○ 재무구조 추가 개선과 노조 통합해야 진정한 성공

LH가 3년간 보여준 변화와 혁신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 사장은 “궁극적인 과제는 결국 재무구조 개선”이라며 임대주택 사업으로 인한 부채 해결과 선순환 사업구조 정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LH는 자체적으로 1인 1자산 판매운동, 경비 10% 절감, 휴일 비상근무 등을 단행하는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외부 회계법인이 126조 원으로 예상했던 LH의 금융부채는 98조 원에 그쳤다. 매년 20조 원씩 늘어나던 부채가 지난해에는 6조 원 증가에 그친 셈이다. 토지 등 자산 판매 22조4000억 원으로 약 22조 원의 투자 사업을 진행하는 선순환 구조도 확립됐다.

최근 3년 임기를 마치고 1년 연임이 결정된 이 사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을 지속할 뜻을 밝혔다. 특히 그는 LH의 부채가 임대주택과 같은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만큼 정부 지원을 얻어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사장은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부동산 시장 냉각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에 LH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27%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2배 이상 늘었다”며 “LH의 경영 환경이 날로 개선되고 있는 만큼 남은 임기 동안 흑자구조 정착 및 주공 및 토공 노조의 통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