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경기 침체는 경기 사이클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국내 경제가 더는 고도 성장을 할 수 없는 규모로 커지면서 2000년대까지 지속됐던 활발한 건설 경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봉착한 국내 건설사들이 새로운 활로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 해외도시개발 사업이다. 그리고 이런 움직임의 중심에 LH가 자리잡고 있다.
LH는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619.5km²의 토지를 개발하고, 236만 채의 주택을 공급했으며 78개의 산업·물류·연구단지를 조성했다. 여기에 공기업으로서 확보한 공신력은 민간기업이 흉내 내기 어려운 경험이자 노하우다.
LH는 이 같은 특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해외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민간기업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외사업을 공동 수행하고, 외국 정부와 협의·기술지원 등을 수행하는 코디네이터 역할도 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 이 같은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20일에는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에 위치한 본사 회의실에서 29개 엔지니어링 업체와 ‘해외도시개발 기획제안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을 가졌다. 이를 통해 관련 기업들과 기획·제안형 해외도시개발사업을 위한 시장조사 및 사업 발굴 등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특히 LH는 영세한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여건을 감안해 직접 경비의 50%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다음 달에는 해외 진출 엔지니어링사에 대한 보다 효율적인 지원을 위해 ‘해외도시개발 지원센터’도 개설해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지원센터는 해외건설촉진법 개정에 따라 국토해양부로부터 업무를 위탁받아 운영되며 해외도시 개발을 위한 정보제공, 사업발굴, 진출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LH의 해외 도시개발 업무협약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5월 25개 엔지니어링 업체들과 ‘민관 협력 기획제안형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아시아 중동·아프리카 중남미 등에서 기획제안형 해외도시개발 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남수단 정부와 신수도건설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남수단은 북수단과의 오랜 내전 끝에 2011년 분리독립한 신생국가다. 남수단은 인구 100만 명 규모의 신수도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신수도 건설은 남수단 최초의 국가적 프로젝트다.
LH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해외도시개발자이자 코디네이터를 지향한다”며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시스템과 노하우로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국가 간 협력사업 및 개발원조사업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한편 한국의 도시·주택 개발경험을 개발도상국에 전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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