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5의 첫 사흘간 판매 실적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다.
애플은 24일 보도자료에서 미국 호주 싱가포르 등 9개국에서 21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아이폰5의 판매량이 사흘 만에 500만 대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5에 대한 수요는 믿을 수 없을 정도다. 되도록 이른 시일 안에 모든 고객이 아이폰5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쿡 CEO는 이처럼 폭발적인 수요를 강조했으나 시장은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애플의 공급 능력 부족에 우려를 드러냈다. 아이폰5의 판매량은 아이폰4 출시 이후 사흘간 판매량인 400만 대를 넘어섰지만 애널리스트들이 당초 예상했던 600만∼1000만 대에는 크게 부족한 성적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의 공급 능력이 확충된 것으로 예상하고 예상 판매량을 높게 잡았다. 하지만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스턴에이지앤드리치의 쇼 우 애널리스트는 “단기적 기대가 현실과 어긋난 전형적인 사례”라며 “부품 부족 현상이 없었다면 판매량이 200만 대는 더 늘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판매량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애플의 주가는 이날 9.31달러(1.3%) 하락한 주당 690.79달러에 마감해 최근 사상 처음으로 돌파했던 700달러 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28일부터는 아이폰5 판매 국가가 22개국으로 늘어나 공급 능력 확충이 애플 주가의 희비를 가르는 최대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 스마트폰이 그야말로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119조 원) 돌파 여부는 여전히 미 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 현재 6560억 달러(약 734조640억 원)인 애플의 시가총액이 현 추세를 이어간다면 2015년 4월 9일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는 내년 8월 16일에 이를 달성할 것이라는 공격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MS는 1999년 12월 6163억 달러(약 689조6397억 원)까지 시가총액이 치솟았다. 하지만 시장 흐름에 맞는 변신에 실패하면서 주가가 하락해 1조 달러의 고지를 밟지 못했다. 애플이 구글의 경쟁을 따돌리기 위해 구글맵과 유튜브 대신에 자체 전자지도 등을 내장했으나 오류가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나 성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