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코앞에 두고 주식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4일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소식과 함께 코스피가 2,000 선을 돌파했지만 이후 지지부진한 흐름 속에 결국 1,990 선을 내줬다. 개인투자자들은 현재 사들인 주식이 추석 명절이 지난 뒤에 ‘선물’이 될지 아니면 ‘공포’가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7일 대우증권이 역대 추석 명절 전후의 증시 동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추석 명절 이전의 주가 흐름이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 이후 추석 전 5일간의 코스피는 81.25%의 확률로 오른 반면 추석 명절이 지난 뒤 5일간 상승 확률은 약 47%에 그쳤다. 기간별 수익률에서도 추석 이전 5일 동안에는 평균 0.93% 올랐지만 추석 이후에는 약보합세(―0.07%)를 보였다.
과거 평균치로 올해 증시를 예상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올해도 추석 이후 국내외 증시 상황이 녹록지 않아 이 같은 예상이 맞아떨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2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8.26포인트(0.42%) 오른 1,988.70에 장을 마쳤다. 전날 소폭 하락을 만회하는 반등세였지만 외국인이 약 1300억 원을 순매도하며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갔다. 외국인들은 7일부터 21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왔고, 미국의 QE3 조치가 발표된 14일에는 하루에만 1조300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을 풀었다. 하지만 이번 주 들어서는 26일을 제외하고는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QE3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26일(현지 시간)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발언과 스페인 지방정부가 구제금융 신청을 검토한다는 소식 등이 겹치면서 프랑스 ―2.82%, 독일 ―2%, 영국 ―1.56% 등 유럽 증시는 큰 폭으로 내려앉았다.
국내에서도 QE3에 따른 유동성 랠리가 과거에 비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 2차 양적완화를 거치면서 기대감이 낮아지고 효과 주기가 짧아졌다”면서 “이미 초저금리 기조인 데다 주가가 높은 수준까지 올라있어 QE3만으로 추가 상승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추석 이후 대형주 주도의 지수 상승 국면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스페인이 전면 구제금융 신청을 하기 전까지는 박스권에 머문 채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월 말까지는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가 다시 반사 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연말쯤이 돼서야 대형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여전히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한 만큼 대형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정 기간에도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보유하는 게 유리하고 10월 중순 미국 주택지표 등에서 QE3 효과가 입증된다면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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