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신세계 인천점이 포함된 인천종합터미널 땅과 건물을 매입하면 신세계백화점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롯데쇼핑과 인천시가 27일 맺은 투자약정서대로 연말 본계약이 체결돼 신세계 인천점이 롯데백화점으로 바뀐다면 지난해 매출액을 기준으로 롯데는 매출이 9% 늘어나고 신세계는 매출이 15% 감소할 것으로 28일 한국투자증권이 분석했다. 신세계가 15년간 인천의 핵심 상권으로 개발해 온 인천점은 지난해 말 기준 전국 백화점 점포 중에서 매출 순위 7위, 신세계 내에선 매출 규모 4위에 해당한다.
이번 매입으로 롯데의 선두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최근 한화역사가 운영하는 서울역 갤러리아 콩코스를 도심형 아웃렛으로 바꿔 운영하기로 하는 등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돼 1위 백화점과 2, 3위 간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세계 인천점을 놓고 벌어진 롯데와 신세계의 ‘인천 혈투’가 3년 전 경기 파주 아웃렛 터를 둘러싼 양측의 대립을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9년 3월에는 롯데가 매입 협상을 벌이던 땅을 신세계가 사들여 갈등을 빚었다. 신세계는 지난해 3월 이곳에 신세계사이먼(옛 신세계첼시) 파주점을 열었다.
당시 롯데는 보도자료를 내고 “유통업계 경쟁 질서를 저해하려 한 점에 유감을 표한다”며 신세계에 불만을 표시했다. 이번에 신세계가 롯데에 대해 “상도의에 어긋난다”며 반발한 것과 유사하다. 신세계 관계자는 “인수자가 없어 비어 있던 대지에 대해 계약을 체결한 파주 아웃렛 때와 이번 상황은 성격이 다르다”며 “인천점의 임대차계약 만료 시점인 2017년까지 계속 영업을 할 텐데 롯데가 ‘불편한 동거’를 자청하는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롯데 내에서 이번 인천종합터미널 프로젝트를 이끈 임원이 파주 아웃렛 터 협상을 주도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복수혈전’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롯데 측은 “해당 임원이 신규사업 부문을 계속 맡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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