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보험公 “셰일가스 개발, 든든한 지원군 되겠다”

  • Array
  • 입력 2012년 10월 15일 03시 00분


올해 7024억 지원… 투자심사땐 오지현장 직접 찾아

“자본의 힘을 앞세운 거대 오일 메이저에 한국 자원개발기업들은 밀릴 수밖에 없어요. 그런 한계를 우리가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거죠. 해외자원개발펀드 보험은 세계적으로 한국에만 있는 상품입니다.”

9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만난 이 회사 전찬욱 해외투자사업부장은 ‘셰일가스(점토질 암석에 갇힌 천연가스) 개발과 무역보험공사가 무슨 관계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한국이 ‘셰일가스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가운데 무역보험공사가 자원 개발을 뒷받침하는 후방 지원부대를 자임하고 나섰다. 적은 자본으로도 자원 개발 전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거액을 투자해야 하는 자원 개발에는 많은 위험이 따른다. 파보기 전에는 정확한 매장량을 알 수 없고, 파냈을 시점에 해당 자원의 가격이 얼마일지 예상하기도 어렵다. 아직 개발 노하우가 많지 않은 셰일가스는 특히 그렇다.

자원 개발은 보통 거대 석유회사들이 손실을 감수하고 뛰어든다. 부자만 낄 수 있는 도박인 셈이다. 한국 자원개발기업들은 자원개발펀드를 만들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밑천을 마련한다. 그러나 셰일가스 같은 비(非)전통에너지 개발에는 재무적 투자자들도 망설일 수밖에 없다. 이때 투자 위험을 줄여 활발한 투자를 촉진하는 것이 무역보험공사의 해외자원개발펀드 보험이다.

공사의 자원개발사업 지원 규모는 2007년 2300여억 원에서 지난해 1조700여 원으로 늘어났다. 셰일가스 개발에는 지난해 3건, 4100여억 원을 지원했으며, 올해는 이미 지원했거나 상담 중인 프로젝트가 4건, 금액으로는 7000여억 원에 이른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격언은 자원 개발에도 적용된다. 개발 기업뿐 아니라 투자자도, 그 투자를 지원하는 정책금융 담당자도 자원을 알아야 한다. 무역보험공사는 투자 심사를 할 때 직접 현장에 찾아간다. 2009년부터 올해 6월까지 자원개발팀은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페루, 인도네시아 등에 총 46차례 출장을 다녔다. 대부분의 현장은 낡은 경비행기나 지프로 10시간 가까이 가야 하는 오지다.

조계륭 무역보험공사 사장은 자원개발팀의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민간기업에 직원을 파견하는 파격적인 시도도 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삼성물산 자원본부 광물개발팀에서 경험을 쌓은 이성구 팀장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하는지 현장에서 지켜보니 더 막중한 책임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강성훈 차장과 정재민 과장은 일과 후 전문기관에서 150시간이 넘는 교육을 받고 자원 개발 자산운용가 전문가 자격증을 땄다. 강 차장은 내년에는 셰일가스 붐의 본거지인 미국 텍사스에서 경영전문대학원에도 다닐 예정이다.

무역보험공사 측은 “셰일가스 같은 비전통에너지가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는 요즘 선제적으로 대응해 한국 기업들의 성공적인 투자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셰일가스#한국무역보험공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