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원-달러 환율 3일 연속 연중 최저 1105.5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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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8일 03시 00분


전문가들 “1100원 선 깨지는 건 시간문제”

원-달러 환율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일 연속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면서(원화 가치는 상승) 1105.5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28일 1104.90원으로 마감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올해 5월 1170∼1180원대를 넘나들던 때와 비교하면 5개월 사이에 70∼80원 이상 하락한 셈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환율이 어느 수준까지 내려가는지에 모아지고 있다. 환율 전문가 8명에게 환율 전망과 적정 환율 수준에 대해 물어봤다.

○ “1100원 선은 깨질 것”

이달 초만 해도 원-달러 환율 1100원 선이 올해 말까지 유지될 것인지를 두고 전망이 엇갈렸지만 불과 10여 일 사이에 분위기는 급변했다. 지금은 1100원 선 붕괴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환율이 1100원 밑으로 내려가는 데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다.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대표는 “연말에 원-달러 환율이 1080원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현재 원화가 10∼15% 저평가됐다고 보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내려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의 위기 요인이 잠복해 있기 때문에 외국인투자가들의 한국 자산 선호도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원화 가치 상승세도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환율에 개입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오동석 이트레이드증권 책임연구원은 “이제는 통화당국이 환율을 올리려는 의지가 약하고 정치권도 고환율 정책을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환율이 다음 달에는 100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적정 환율은 1100원? 1050원?


가파르게 상승하는 원화 가치가 적정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원화 가치의 이상 급등으로 한국 경제에 부담을 주는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에 그동안 한국경제의 체력에 걸맞지 않게 과소평가된 원화 가치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에 따라 적정 환율이 1100원 선이라는 의견과 1000원대 초중반이라는 의견이 크게 맞서고 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환율이 내려가면 내수 진작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만 수출이 부진해지면 내수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1100원 선이 무너지면 그 다음부터는 1000원 선을 향해 달려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수출기업에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1100원 선이 유지되는 게 적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건희 외환은행 트레이딩부 전문역은 “1100원 아래로 내려가면 심리적으로 투기세력 등에 휘둘릴 가능성이 있고 외환시장 주도권이 투기 세력으로 넘어간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1100원 선에서 횡보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1100원은 적정 환율로는 너무 높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조재성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국가신용등급 상승이나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좋아진 걸 감안하면 환율이 1100∼1150원에서 움직인 게 오히려 이상하다”며 “올해 말까지는 1050원 정도까지 내려가는 게 정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적정 환율을 경상수지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2% 정도가 되게 하는 개념으로 본다면 1040∼1050원 정도가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환율#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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