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낀 용산’… 개발사업 이사회 무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0일 03시 00분


다음 일정도 못 정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롯데관광개발의 첨예한 갈등으로 장기 표류하고 있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사업비가 31조 원에 이르러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린다.

이 개발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는 19일 오후 4시 열릴 예정이던 이사회가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무산됐다고 밝혔다. 드림허브 이사회 정원은 총 10명이지만 KB자산운용,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삼성물산, 삼성SDS 등 4개사의 이사가 불참하고 드림허브 최대주주인 코레일 이사 3명도 퇴장해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이사회는 차기 일정도 정하지 못했다.

이날 이사회는 △전환사채(CB) 2500억 원 발행 △3000억 원 규모의 빌딩정보시스템(BIS) 시공물량 배분 △롯데관광개발이 보유한 드림허브의 자산관리위탁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 지분 45.1%를 코레일이 인수하는 안건 등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이 중 코레일이 용산역세권개발 지분 45.1%를 인수하는 안건이 핵심이었다. 코레일은 이 지분을 가져와 용산역세권개발 지분을 75.0%로 끌어올려 경영권을 확보한 뒤 용산국제업무지구를 단계적 개발로 바꿀 생각이었다. 코레일은 이 안건이 통과되지 않으면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는 강경한 카드까지 던진 상태였다.

두 주요 주주 간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드림허브의 자금난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1조 원이던 자본금은 현재 30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대로 가면 12월 16일 내야 할 금융이자 145억 원, 같은 달 17일 내야 할 종합부동산세 136억 원을 내지 못해 부도가 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용산#드림허브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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