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경영]어려울 때? 인재를 확보하는 최고의 기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2일 03시 00분


“어렵다고 사람을 내보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해야 합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말이다. 경기 불황 속에서도 인재에 대한 투자를 줄이지 않아야 한다는 구 회장의 경영철학의 단면을 보여준다. LG그룹은 이에 따라 불황이 계속되던 2010년과 지난해 2년 연속으로 그룹 사상 최대 규모의 채용을 단행했다. 올해에도 지난해 채용 규모(1만7000명)에 버금가는 1만5000명의 인력을 뽑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대규모 실직사태를 경험하며 ‘사람이 나가면 미래 경쟁력도 사라진다’는 교훈을 얻은 기업들은 최근 경제위기 속에 오히려 채용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채용이 최고의 투자’라는 생각이 확실한 경영 철학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국내 1, 2위 그룹인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 그룹은 경쟁적으로 사상 최대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2만6100명을 채용한다. 상반기에 이미 목표치의 절반가량을 뽑았고, 하반기 채용도 계열사별로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도 올해 그룹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인 7500여 명을 채용한다. 고졸 출신의 생산직 직원도 2200여 명을 선발해 고졸 채용 비율을 29.3%로 늘렸다.

SK그룹도 올 하반기 4500명을 뽑아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작년 한 해 5000명을 뽑은 SK그룹은 하반기에만 이에 육박하는 사람을 뽑는 셈이다. CJ그룹도 올 한 해 동안 사상 최대 규모인 7600명을 뽑는다. 중소 벤처기업 가운데는 안랩이 창사 이래 가장 많은 100여 명을 하반기에 뽑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전체 기업에 전반적으로 퍼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올 8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1000대 기업의 직원 수를 분석한 결과 전년 대비 8만6700명(5.4%) 늘어나 2002년 이후 최대 증가율을 보이면서 경기와 채용 규모가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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