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중국 베이징(北京) 외곽 양전(楊鎭) 공업지구. 현대자동차 중국법인인 베이징현대가 7월 준공한 중국 3공장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총 146만 m² 규모의 터에 연간 4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이 공장은 올해로 중국 진출 10주년을 맞은 현대차의 새로운 디딤돌이다. 현대차는 이 공장의 완공으로 연간 해외 생산능력 100만 대를 돌파했다.
○ 현대차 중국서 12개 모델 생산
공장 안에 들어서자 근로자들이 중국시장 전략 모델인 준중형차 ‘랑둥(중국형 아반떼MD)’을 분주하게 조립하고 있었다. 랑둥은 판매 첫 달인 8월 1만1613대, 지난달 1만5243대가 판매돼 경쟁이 치열한 준중형차 시장에서 주요 차종으로 자리를 잡았다. 3공장에서는 랑둥 외에 한국에서는 생산이 중단된 ‘위에둥(중국형 아반떼HD)’을 함께 만들고 있다. 연말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싼타페’를 생산할 계획이다.
3공장에서 동북쪽으로 약 20km 떨어진 1, 2공장 역시 100%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1공장은 엘란트라, 투싼, 엑센트, 베르나, 밍위 등 5개 차종을, 2공장은 i30, 위에둥, ix35, YF쏘나타 등 4개 차종을 만든다. 중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모델은 총 12개에 이른다. 베이징현대 관계자는 “중국시장 수요에 맞춰 다양한 차종을 탄력적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자동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는 최신 모델인 준중형차 ‘K3’을 최근 내놨다. 기아차는 K3을 중국에서 월 1만 대 팔아 시장에 안착시킨 뒤 3공장이 준공되는 2014년부터 판매량을 더욱 늘려 중국시장의 주력 차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공격적인 생산 및 판매 전략에 힘입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12만7827대를 판매해 중국 진출 이후 최대 실적을 올렸다. 올해 들어 9월까지의 누적 판매대수는 93만 대로 중국시장 점유율 10.0%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목표인 ‘125만 대 판매’ 달성이 유력하다.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9.8%로 1위 폴크스바겐(18%)과 2위 GM(10%)에 이어 3위였다.
○ 2014년 생산능력 174만 대로 확대
현대·기아차는 2014년 연간 174만 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해 중국에서 ‘빅3’ 자동차회사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는 게 목표다.
그러나 걸림돌이 없지는 않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10%씩 빠르게 팽창해 온 중국시장의 성장세가 최근 둔화하고 있다. 여기에 폴크스바겐과 GM 등 선두 업체와 도요타 등 일본 업체의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품질 향상과 고급형 모델의 비중 확대를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전까지 중국시장의 성장을 이끌어 온 원동력이 ‘생애 첫 차’를 구입하는 소비자였다면 앞으로는 ‘새 차’로 교체하려는 수요를 잡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개발사업이 집중되며 주목받고 있는 중국 서부지역 공략에도 나선다. 현대차는 올해 쓰촨(四川), 간쑤(甘肅), 산시(陝西) 성 등 서부지역에 16개 딜러를 새로 확보했다. 본사 차원에서 서부지역을 전담하는 판매조직의 신설도 검토 중이다.
백효흠 베이징현대 총경리는 “향후 3∼5년은 현대차가 급변하는 중국시장에 대응해 새로운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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