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계절이다. 신랑 신부의 사랑은 어떻게 시작될까? 마케팅의 대가인 잭 트라우트와 알 리스는 ‘포지셔닝’(Positioning·을유문화사)에서 “결혼이란 가장 좋아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좋은, 맨 처음의 사람’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연애든 비즈니스든 성공하려면 상대방의 마인드에 최초로 들어가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사람의 마인드는 스스로 평가할 수 없는 새로운 정보를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현재의 인식에 부합하는 새로운 정보만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걸러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책은 포지셔닝의 중요성과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제시한다. 특히 다양한 산업에 걸친 사례를 스토리텔링 위주로 소개해 흥미롭다.
자본력과 지점망 등 거의 모든 항목에서 꼴찌였던 미국의 롱아일랜드 은행. 그러나 이 은행은 지역경제와 거주민에게 도움을 준다는 항목에서 1위를 차지해 세계적인 은행들과의 경쟁에서 성공했다. 이는 ‘당신이 롱아일랜드 은행에 맡기시면 롱아일랜드를 위해 쓰입니다’라는 광고 카피로 지역사회와 꾸준히 커뮤니케이션한 결과였다.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일지라도 고객의 마인드를 정확히 파악해 전략적으로 포지셔닝하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아스피린과 타이레놀, 제록스와 코닥, 버거킹과 맥도널드 등 리더와 추격자의 포지셔닝, 재포지셔닝 등 다양한 사례도 흥미롭다. 상품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무엇을 팔든 간에 콘셉트를 소비자의 마인드에서 찾아낼 때 성공적인 포지셔닝을 할 수 있다. 콘셉트를 제품 속이나 스스로에게서 찾으려는 인습적 논리를 벗어나야 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기업들은 저마다 혁신과 창의성을 앞세우며 수많은 상품과 새로운 서비스를 매일 쏟아내고 있다. 한결같이 고객의 선택을 바라지만 결국은 소수의 상품만이 선택을 받고 리더라는 포지셔닝을 얻을 뿐이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나를 선택하게 할 수 있는 힘, 그것이 바로 포지셔닝이라는 게 이 책의 요지다. 수많은 사람과 기업, 제품 속에서 세상이 먼저 나를, 내 기업과 내 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을 알고 싶은 이들에게 ‘포지셔닝’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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