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기회를 맞은 항공과 유통업계는 ‘12시간의 골든타임’을 잡기 위해 치열한 환승객 유치전에 들어갔다. 인천에서 서울 시내까지 대중교통으로 1, 2시간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12시간도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말 현재 인천공항을 통해 환승한 외국인 승객은 전체 공항 이용 승객 3506만 명 가운데 15%에 해당하는 566만 명에 달한다.
제주나 부산에 정박한 대형 여객선에서 내린 중국인 승객들이 4∼5시간 동안 인근 쇼핑가에서 보인 구매력은 ‘메뚜기 손님’(한번 지나가면 매장 안의 물건이 대부분 없어진다는 뜻)이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컸다.
우선 환승객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항공업계다.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항공사 가운데 중국 노선이 30개로 가장 많지만 정작 2008년부터 무비자 입국이 시행 중인 제주로 향하는 중국발 직항 노선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던 차였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간단한 쇼핑을 즐기고 제주로 향하는 관광 상품을 중국 현지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주무 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무비자 환승제도가 운영되는 3개월간 2만4000여 명의 외국인 승객이 비자 없이 입국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가운데 제주로 환승하는 승객이 75%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판매망을 통해 항공권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인천국제공항에서 서울역까지 이동할 수 있는 공항철도 무료 승차 교환권을 나눠 주고 있다. 또 신세계백화점과 손잡고 하루 300만 원 이상 구입한 중국인에게는 국내선 항공권을 사은품으로 주는 협업 마케팅도 진행 중이다. 5월에는 중국 최대 신용카드회사인 인롄(銀聯)카드와 함께 한국 여행 쇼핑 가이드북을 제작하기도 했다. 대한항공 역시 늘어나는 중국인 승객을 감안해 지난달부터 국내 항공사 가운데 최초로 기내 면세점에서 위안화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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