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형 페라리 179억… 클래식카, 주식보다 ‘알짜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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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31일 03시 00분


■ 불황기 투자처로 각광

지난해 미국 페블비치 경매에서 1639만 달러(약 179억 원)에 낙찰된 페라리의 1957년형 테스타로사. FMK 제공
지난해 미국 페블비치 경매에서 1639만 달러(약 179억 원)에 낙찰된 페라리의 1957년형 테스타로사. FMK 제공
최근 희소성이 높은 ‘클래식카’의 가격이 크게 올라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자동차 관련 투자회사인 히스토릭오토모빌그룹인터내셔널(HAGI)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부터 최근까지 생산 대수가 1000대 이하이고 거래 가격이 최소 10만 파운드(약 1억7500만 원) 이상인 페라리, 애스턴마틴 등 고급 클래식카 50종을 선정해 가격 변화를 조사한 결과 거래가격이 64% 올랐다고 30일 밝혔다.

같은 기간 글로벌 상장기업 500개의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의 투자 수익률(73%)보다는 약간 낮았지만 바클레이스 미국 채권지수(26%)보다는 2.5배가량 높았다. 또 HAGI는 1980년 이후 주요 클래식카의 가격 상승폭은 연평균 13%로 같은 기간 주요 대기업의 주식에 투자해 얻을 수 있었던 수익(연평균 11%)보다 높다고 덧붙였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도 ‘당신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페라리가 있는가?’라는 기사를 통해 페라리 일부 모델의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약 28%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페라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 주 페블비치 경매에서 페라리의 1957년형 ‘테스타로사’는 1639만 달러(약 179억 원)에 낙찰됐으며, 올해 경매에서는 같은 브랜드의 1960년형 ‘250 캘리포니아 스파이더 콤페티치오네’가 약 1127만 달러(약 123억 원)에 팔렸다. 클래식카 경매 연감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가장 비싼 클래식카 100위 안에 든 페라리는 37대였으며 이 중 35대의 시세는 100만 달러(약 10억9000만 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페라리는 자사 차량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자 2006년부터 클래식카 전문 서비스인 ‘페라리 클라시케(Classiche)’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내·외관 복원과 유지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정품 차량임을 증명하는 인증서도 발급해 준다. 메르세데스벤츠도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일부 재벌가 등에서도 페라리 ‘288 GTO’와 벤츠 ‘300SL’ 등 투자 가치가 높은 클래식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1978년 포드와 기술 제휴해 생산한 대형 세단 ‘그라나다’와 쌍용자동차가 1992년 출시한 스포츠카 ‘칼리스타’가 출고 당시와 비슷한 가격인 1000만 원대와 3000만 원대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페라리#클래식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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